상처와 흉터 그리고 훈장

by 박근필 작가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 주었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내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깨지면서 상처를 많이 입었고 아물던 상처가 덧난 적도 많았다. 그뿐이랴. 상처 하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상처를 입기도 했다.

부끄러워서 가리고만 싶었던 흉터들. 그러나 지금 나는 내 흉터 하나하나를 사랑한다. 상처를 입고 그것이 회복되어 흉터로 남고, 다시 상처를 입고 그것이 아물어 또 다른 흉터가 되는 동안 나는 더욱 성장하면서 인생을 배웠다. 결핍과 상실로 인해 상처를 입고 때론 그것들을 메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때론 견디는 법을 배우며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러면서 더욱 풍요로워지는 삶을 경험하는 것이 인간이지 싶다.

그러므로 흉터는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훈장이 될 수도 있고, 숨기고 싶은 창피한 흔적이 될 수도 있다. 만일 몸과 마음에 감추고 싶은 큰 흉터가 있다면 더 이상 그 흉터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라. 그럴수록 생채기만 더 날 뿐이다. 왜 상처는 벌써 아물었는데도 그 흔적 때문에 괴로워해야 하는가.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나 또한 상처 투성이다.

남들이 보기엔 겉으로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심한 내상을 입었다.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치유해 나가고 있다.


몸에 상처가 나면 흉터가 남는다.

섬유화 반응으로 섬유조직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더 딱딱하고 단단해진다.


마음도 그러하다.

마음의 상처가 생기면 상처가 클수록 총 맞은 것처럼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이 아프고 시리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그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들어 더 쓰라리고 아프다.

하지만 결국 상처는 아물고 메꿔진다.

그리고 전보다 더 단단하고 강해진다.


이 과정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상처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상처는 결국 아문다.

구멍이 점점 작아진다.

물론 작은 실틈은 끝까지 메꿔지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다.

그건 어쩔 도리가 없다.

안고 살아가자.


다른 하나는 성취와 성장이다.

사람은 성취하고 성장할 때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게 되고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약을 발라 낫게 한다.

그렇게 구멍은 메꿔진다.


과거의 상처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어떠한 종류의 상처가 되었든 나만의 훈장처럼 여기자.

그 상처 또한 나의 일부이니 부정하거나 괴로워하지 말고 온전히 안고 가자.


새로운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자.

상처가 나더라도 크지 않게, 작게 나도록 신경 쓰자.

그건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낄 때,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할 때 가능하다.


나만 상처를 받았다고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말자.

누구나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우리의 삶은 비슷하게 흘러가기에.

그것을 표현하지 않을 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항상 타자에게 친절하자.

그도 나처럼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전쟁을 치르고 있을 테니 말이다.

사랑하며 살자.

나와 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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