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 주었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내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깨지면서 상처를 많이 입었고 아물던 상처가 덧난 적도 많았다. 그뿐이랴. 상처 하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상처를 입기도 했다.
부끄러워서 가리고만 싶었던 흉터들. 그러나 지금 나는 내 흉터 하나하나를 사랑한다. 상처를 입고 그것이 회복되어 흉터로 남고, 다시 상처를 입고 그것이 아물어 또 다른 흉터가 되는 동안 나는 더욱 성장하면서 인생을 배웠다. 결핍과 상실로 인해 상처를 입고 때론 그것들을 메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때론 견디는 법을 배우며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러면서 더욱 풍요로워지는 삶을 경험하는 것이 인간이지 싶다.
그러므로 흉터는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훈장이 될 수도 있고, 숨기고 싶은 창피한 흔적이 될 수도 있다. 만일 몸과 마음에 감추고 싶은 큰 흉터가 있다면 더 이상 그 흉터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라. 그럴수록 생채기만 더 날 뿐이다. 왜 상처는 벌써 아물었는데도 그 흔적 때문에 괴로워해야 하는가.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나 또한 상처 투성이다.
남들이 보기엔 겉으로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심한 내상을 입었다.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치유해 나가고 있다.
몸에 상처가 나면 흉터가 남는다.
섬유화 반응으로 섬유조직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더 딱딱하고 단단해진다.
마음도 그러하다.
마음의 상처가 생기면 상처가 클수록 총 맞은 것처럼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이 아프고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