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수의사로부터 받은 메일

글은 이렇게 쓰세요

by 박근필 작가

최근 데일리벳(수의사 플랫폼)에 새로운 3부작 칼럼 중 1부가 게재되었습니다.

"지쳐갔던 마음, 번아웃과 공감 피로" 제목의 글이었죠.




며칠 전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발신자는 낯선 분이었어요.

저와 같은 임상 수의사이셨고, 제 칼럼을 읽고 마치 본인 얘기 같기도 하고 깊은 감흥을 받아 무작정 이렇게 메일을 쓰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심정과 예전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주시고 글로써 위로해 주신 것 같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도 하셨어요.


무엇보다 글을 이렇게 읽기 편하고 깔끔하게 쓰는지, 필력이 대단하다는 칭찬까지..

데일리벳에서 수년 동안 읽었던 글 중에서 가장 감동이 있는 글이라 하셨습니다.

특히 어려운 단어나 표현 없이, 담담히 써 내려간 글에 감동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셨죠.

끝으로 신선한 자극과 위로가 되었다고, 고맙다고 하시며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동료 수의사에게 이런 메일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 글이 동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썼는데,

그것을 온전히 알아주시고 이렇게 진솔한 마음을 담은 편지까지 받으니 뭉클함과 뿌듯함이 교차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 글에 진심을 담자.

진심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나의 생각과 진실한 마음을 담아 쓰세요.

남의 생각과 거짓된 마음을 담지 말고요.


둘, 문장력에 관한 강박을 내려놓자.

글을 뛰어나게 잘 쓰면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이 점을 꼭 명심하세요.


저는 제가 단 한 번도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고 글쓰기 시작한 기간도 불과 3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있습니다.

매일 쓰고 또 쓰기에 어제보다 오늘의 글이 낫다는 사실.

나다운 글, 나의 지문이 드러나는 글, 내가 보이는 글, 내가 쓸 수 있는 글, 타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는 사실.

어려운 단어, 고급 단어 없이 술술 읽히는 가독성 좋은 글을 쓴다는 사실.

독자는 이러한 점을 알아주고 인정해 준다는 사실입니다.


난 남들처럼 멋들어지게 글을 쓰지 못해, 그러니 앞으로 안 쓸래.

난 필력이 부족해, 그러니 책쓰기는 언감생심.. 포기할래.

이런 생각은 당장 휴지통에 버리세요.

자주 강조하지만 필력은 보통, 기본기만 돼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어떤 내용의 글이냐, 어떤 목적의 글이냐, 어떤 참신한 글이냐, 어떤 매력적인 글이냐, 어떤 도움이 되는 글이냐.

이게 핵심입니다.

이게 중요해요.


늘 여러분의 글쓰기와 책쓰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제게 편지를 보내주신 동료 수의사분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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