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얼마나 나아지고 실력을 키울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 안데르스 에릭슨 ―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은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유명한 책의 제목처럼, 칭찬과 인정이 사람의 자신감을 고취하고 동기 부여에 큰 역할을 한다는 건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죠. 하버드대 출신의 긍정 심리학자 숀 아처Shawn Achor는 『행복의 특권』에서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칭찬이 업무 성과와 자기효능감을 높이며, 조직 내 행복도를 증가시킨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긍정적 피드백이 직원들의 생산성과 행복감을 동시에 향상시킨다는 점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입증했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인정 욕구는 인간의 본성에 깊이 뿌리박힌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우리의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연료가 되기도 합니다. 인정 욕구가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은 심리학 연구를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이 중 네 번째 단계가 ‘존중 욕구Esteem needs’입니다. 타인의 인정과 존경, 그리고 스스로의 성취와 능력을 통해 자존감을 형성하는 단계로, 인정 욕구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임을 보여 주죠. 인정 욕구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인정 욕구가 성장의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실제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에 따르면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와 같이 매우 힘든 환경에서 동료와 교관의 지지와 인정은 생도들의 끈기와 성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20년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된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교육 환경에서의 피드백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Wisniewski et al., 2020. 이는 피드백이 학습 동기를 강화하고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해요. 이러한 점들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단순히 허영심이 아니라,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려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인정 욕구는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나침반이 되기도 합니다.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은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새로운 도전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후 칭찬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다음 과제에서 더 높은 성과를 보이거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우리를 더 열심히 노력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 낸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인정 욕구가 강할 때 일어나는 일
하지만 인정 욕구가 지나치게 강해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Mark Leary는 2005년 《성격 및 사회심리학 리뷰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에 실린 논문에서 ‘소시오미터 이론Sociometer theory’을 통해, 타인의 인정에 대한 갈망이 과도할 경우 이것이 ‘사회적 불안’과 ‘자존감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정 욕구가 과도해지면 ‘인정 중독’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나 댓글과 같은 외부적 인정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인정 욕구가 중독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의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저도 한때 소셜미디어에서 받은 반응에 지나치게 신경 쓴 적이 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게시물의 조회 수를 확인하며, 숫자가 낮으면 기분이 처지곤 했죠. 하지만 결국 깨달았습니다. 타인의 인정은 성장의 연료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인정 욕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역시나 중요한 건 균형입니다. 인정 욕구를 완전히 억누를 필요는 없어요. 이것은 우리의 본성이며, 성장을 위한 동기도 되니까요. 하지만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를 인정하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합니다. 예컨대 실수를 했을 때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라고 자책하기보다는 ‘이번엔 잘 안됐지만,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거죠. 저도 이 방법을 실천하며 많은 변화를 느꼈습니다. 타인의 인정은 큰 힘이 되지만, 결국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해요.
자신감을 결정짓는 네 가지 요소
외부의 인정이 자신감의 유일한 원천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감의 진짜 힘은 내면에서부터 시작되죠. 자신감의 출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 요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농담처럼 쓰이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때로 놀라운 힘을 발휘해요.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믿음과 행동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며, 자신감이 있는 척 행동하면 실제로도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는 일종의 자기 암시, 즉 마인드 컨트롤의 형태로, 스스로를 믿고 행동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죠. 이러한 현상은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과 연결됩니다. 내가 나를 믿어 줄 때, 실제로 능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아요.
둘, 철저한 준비에서 오는 자신감입니다. TED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그의 저서 『테드 토크』에서 성공적인 강연의 핵심으로 철저한 준비를 최우선으로 꼽았어요. 그는 뛰어난 강연자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 수없이 연습하고 준비하며, 준비가 완벽할수록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설명했죠. 철저한 준비는 불안을 줄이고 마음을 평온하게 하며, 내가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자신감을 결정짓는 가장 확실한 요소가 됩니다.
셋, 경험과 실력에서 비롯되는 자신감입니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의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은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 이론을 통해 실력과 전문성이 꾸준한 경험과 연습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음악가, 운동선수, 체스 선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연구하며, 단순한 반복이 아닌 목표 지향적이고 피드백을 반영한 체계적인 연습이 실력을 향상시키고, 이는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강화한다고 설명했죠. 경험과 실력은 외부의 평가와 상관없이 자신을 믿고 행동할 힘이 됩니다.
넷, 외부의 인정과 칭찬으로 비롯되는 자신감입니다. 조직 행동 및 긍정 심리학 연구들에 따르면, 긍정적 피드백과 칭찬이 직원의 동기와 자신감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칭찬은 마음을 움직이고 감정을 고양하며, 더 잘하고 싶은 열망을심어 주죠.
이처럼 자신감은 단순히 타인의 인정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자신감은 스스로를 믿는 힘이자, 준비와 노력의 결실이며, 경험과 실력에서 비롯되는 강력한 힘이에요. 때로는 아무런 근거 없는 자신감마저 인생의 추진력이 되죠. 외부의 인정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것도 필요해요. 내 안과 밖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자신감이 형성됩니다.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박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