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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버튼] 목표 성취를 위해선 잠도 줄여야 한다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by 박근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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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하루 7시간 이상 자려고 한다.”

― 세리나 윌리엄스 ―


“성공하려면 잠을 줄여야 한다.” “하루 3시간만 자도 충분하다.” 이런 말들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과거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3당 4락’이라는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3시간 자면 수능에 합격하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로, 잠을 줄이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는 말이었죠. 안타깝게도 이는 의학적으로도, 뇌과학적으로도 터무니없는 주장이에요. 건강과 효율적인 삶을 위해서는 오히려 충분한 수면이 필수 요소이며, 잠을 줄이는 건 어리석고 위험한 선택입니다.


우리가 잠자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일


우선, 수면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부터 살펴보죠.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수면재단Sleep Foundation 등 건강 기관들은 일반적으로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을 하루 7~9시간으로 권장합니다. 여러 대규모 연구 및 메타 분석에 따르면, 지속해서 하루 6~7시간만 잠을 자는 경우 수면 부족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 등의 위험이 증가하고 전반적인 사망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Cappuccio et al., 2010, 《Sleep》. 이는 수면 부족이 단순히 피로를 넘어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건강의 3대 요소로 꼽히는 수면, 음식, 운동 중에서도 수면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 몸과 뇌가 재충전되고 회복되는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이에요. 수면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신체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잠을 자는 시간에 아주 중요한 일이 벌어집니다. 자는 동안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뇌척수액을 통해 뇌에서 발생한 찌꺼기, 즉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노폐물이 제거되는 청소 작업이 이뤄져요.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연구Xie et al., 2013에 따르면, 이 과정은 수면 중 뇌의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 활성화되면서 이루어지며,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잠을 줄여 이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뇌 안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게 만들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도 수면 부족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경고하죠. 결국, 잠을 줄이는 건 단순히 피로를 넘어 치매와 같은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수면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요. 신경과학 분야의 많은 연구가 수면이 기억력과 학습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리학 리뷰Physiological Review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깊은 수면(특히 서파 수면과 REM 수면)에 빠졌을 때 뇌는 하루 동안 학습한 정보를 정리하고 장기 기억으로 저장해요Rasch & Born, 2013. 수면 부족은 이 과정을 방해하여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감소를 초래합니다.

예컨대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밤을 새워 공부한다고 가정해 보죠. 3시간만 자고 억지로 책상에 앉아 외운 내용은 뇌에 제대로 저장되지 않습니다. 피로로 인해 시험 당일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를 연발할 가능성이 커지죠. 이는 ‘3당 4락’이라는 말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잘 보여 줍니다.


실제로 수면 부족이 학습과 업무 효율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입증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연구들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충분히 잔 사람들에 비해 주의력, 반응 시간, 문제 해결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수행 능력이 유의미하게 저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수면이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뇌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는 증거입니다. 공부나 일을 더 잘하고 싶다면, 잠을 줄이는 대신 충분히 자는 게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에요.


성공은 충분한 수면에서 시작한다


1986년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 사고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의 과도한 업무량과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이 사고의 요인 중 하나로 고려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사고의 기술적인 주된 원인은 O-링 결함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고 조사 보고서는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과로와 스트레스 환경이 판단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 사례는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가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한 판단에 영향을 미쳐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건강을 해치며 해야 할 일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성공을 위해 잠을 줄여야 한다는 믿음은 잘못된 신화일 뿐이에요.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는 과거 인터뷰 등에서 충분한 수면이 경기력 유지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밋Eric Schmidt도 “나는 항상 하루 7시간 이상 자려고 한다. 충분한 수면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명확한 사고를 가능하게 해 준다.”라며 수면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인물들조차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3당 4락’과 같은 말이 통용되던 시절만 해도 수면의 중요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권장 시간보다 부족한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피로, 스트레스, 우울증 같은 문제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특히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충분한 수면이 더욱 중요해요. 많은 교육 및 심리학 연구가 청소년기의 충분한 수면이 학업 성취도와 긍정적인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줍니다. 잠을 줄이면 성적은 오르지 않고 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수면 부족이 가져오는 또 다른 문제는 감정 조절 능력의 저하입니다. 《세계기분장애학회지》에 실린 여러 연구 및 메타 분석에 따르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불안 및 우울 증상을 경험할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예: Baglioni et al., 2016. 잠을 줄여 가며 억지로 일하거나 공부를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 효율이 떨어질 수 있죠. 다시 말해, 건강한 몸과 마음이야말로 성공의 가장 중요한 기반입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건 어리석은 선택일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결정이에요.


충분한 수면은 단순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더나은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에요. 하루 7~9시간의 수면은 우리의 뇌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감정을 안정시키며, 신체를 회복시킵니다. 성공을 위해 잠을 줄여야 한다는 낡은 믿음은 이제 버리세요.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야말로 자기 관리의 첫걸음이자, 더 효율적이고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여러분도 오늘 밤,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 보세요. 충분한 수면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변화를 직접 경험할 겁니다.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박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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