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위기 상황을 웃음으로 넘기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공격성을 완화해 주며, 일상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 준다. 또한 우리 인생에는 우스꽝스럽거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데 유머는 인생의 그런 요소들을 이해하고 웃음을 통해 부드럽게 껴안아 주도록 만든다. 다시 말하면 유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한 부분들을 이해하는 태도다. 그렇기 때문에 유머는 우리가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견뎌 낼 수 있는 힘을 준다.
[...] 한편 유머는 우리가 겪는 상실과 고통을 우울한 무력감이나 증오 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나 유머는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갈등과 한계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기에 슬픔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필가 피천득은 “유머는 가엾은 인간의 행동을 눈물 어린 눈으로 바라볼 때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유머에는 애수가 깃들이는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 정신분석의 대가인 칼 구스타프 융은 “유머란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성한 능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웃을 수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우리에게 있는 불합리한 면들을 견디지 못한다. 대부분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사람은 웃음이 없다.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은 사고도 굳어 있을 수밖에 없다. 늘 모든 것이 엄숙함과 진지함 속에서 진행되어 긴장하게 되고 피로해져서 일의 의미와 재미마저 잃게 된다.
반대로 항상 웃고 쾌활하게만 보이는 사람도 역시 기본적으로는 불행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슬픔을 부정하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모든 일에 웃음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울지 않기 위해서 웃으려는 것과 같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람들은 웃음을 통해 자신의 공격성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웃어야 할 때 웃을 수 있다.
[...]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면에서 죽어 가는 것들이다.” 슈바이처의 이 말은 우리에게 가장 큰 재앙은 죽음이나 이별이 아니라, 그러한 인생의 비극 속에서 웃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일러 준다. 웃음을 잃어버리면 감정적인 여유마저 잃게 된다.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유머를 사용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상실을 인정하고 흘려보내며 그 상실과 슬픔을 잘 감싸 안기 위해 우리에게는 유머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유머러스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삶을 껴안는 최선의 방법이다.
[...] 니체는 말했다. 환하게 웃는 자만이 현실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고, 그러니 맞서 이기는 게 아니라 유머러스하게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오랫동안 웃음을 거의 잃고 지냈다.
여러 상황들로 심신이 힘드니 웃음이 나지 않았다.
가족들은 웃지만 난 웃을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슬펐다.
나도 함께 웃고 싶었다.
이젠 웃음을 많이 되찾았다.
상황들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심신의 상태가 나아지니 웃음이 절로 피더라.
물론 의식적으로도 웃으려 노력했다.
웃음이 또 다른 웃음을 가져오니.
힘들고 슬픈 상황에서 웃으라고 강요하지는 말자.
그건 사람을 더 극한으로 몰고 간다.
좀 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함께 있으면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