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위 글을 쓴 지가 벌써 5개월이나 흘렀네요.
당시 월간에세이라는 메이져 잡지사에서 원고 청탁 의뢰를 받았습니다.
자유 주제의 글을 부탁하셨고 열심히 써서 드렸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며칠 전 잡지를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월간에세이 11월 호.
제 글이 예쁜 그림와 함께 실려 있네요.
책에 실린 제 글을 찬찬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책 내용을 공유해드립니다.
이상적인 삶의 방향과 자아상.(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 어느 것을 하는 게 좋은 걸까?
어느 것을 하는 게 맞는 걸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자장면이 좋아 짬뽕이 좋아 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된 인류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이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꽤 오랜 기간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최근에서야 길을 찾은 듯하다.
본인이 업으로 하고 있는 일이 잘하는 일이며 동시에 좋아하는 일이라면 축복받은 사람이다.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으리라.
그야말로 행복한 인생이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책이나 영상을 보면 의견이 갈린다.
잘하는 일을 선택해라.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라.
전자의 논리는 대략 이렇다.
잘하는 일을 하다 보면 결국 좋아하게 된다.
좋아하게 되면 더 잘하고 싶어진다.
더 잘하게 되면 더 좋아하게 된다.
그러면 오래 할 수 있다.
또는 잘하는 일은 오래 할 수 있다.
오래 하다 보면 더 잘하게 된다(오래 하다 보면 좋아하게 된다).
더 잘하게 되면 좋아하게 된다.
좋아하게 되면 더 잘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오래 할 수 있다.
후자의 논리는 이렇다.
좋아하는 일은 오래 할 수 있다.
오래 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잘하게 되면 더 좋아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은 오래 할 수 있다.
또는 좋아하는 일은 잘하고 싶어진다.
노력해서 잘하게 되면 더 좋아하게 된다.
좋아하는 것은 오래 할 수 있다.
전자와 후자 중 어느 것이 실현 가능성이 높을까?
잘하는 일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과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될 가능성.
언뜻 생각하면 잘하는 일을 좋아하는 마음이 들도록 노력하는 게 상대적으로 더 쉬워 보이고 현실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 마음을 변화시킨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억지로 자기 암시, 자기 최면을 거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앞서 언급한 논리대로 '자연적인 흐름' 안에서 생겨야 오래 유지가 가능하다.
한편 좋아하는 일을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잘하게 된다는 보장 또한 없다.
자기 역량, 한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찌감치 자신의 한계를 정해 놓고 ‘난 여기까지야’, ‘더 이상은 무리야’, ‘못해‘라는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입할수록 즉, 인풋이 많을수록 아웃풋이 좋아지고 역량의 상방은 열리기 마련이다.
다만 사람은 각자 본인 능력치의 마지노선이 있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임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전자와 후자 중 어떤 것을 선택하려 하는가?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의 비결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데 있다. - 제임스 M. 베리."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더 좋아해 보기로 했다.
더 재밌어지도록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앞서 말했듯 이것은 단순히 마음만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나의 일에 호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지를 밀도 있게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사람은 보통 성취감을 느끼고 인정을 받을 때 자존감도 높아지고 일에 의욕이 생긴다.
이 성질을 잘 이용하면 일에 재미가 붙고 만족도가 높아진다.
가지치기가 하나의 방법이다.
전혀 다른 일이 아닌 하고 있는 일과 연계시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시도하는 것이다.
나는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것이 주요 업무다.
여기서 파생시켜 새로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고 찾았다.
동물병원, 수의사, 반려동물 관련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어 블로그 및 SNS에 공유하고 있다.
수의사란 직업과 반려동물 건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 집필을 마쳤고 올해 내로 출간 예정이다.
새로운 문을 열면 새로운 자극과 기운을 받는다.
이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을 더 몰입하게 해준다.
선순환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가 개인의 적성과 체질에 따라 일(업)을 선택해 사는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급과 신분이라는 제도에 의해 강제로 주어진 일만 하며 살아온 기간이 훨씬 길다.
다시 말해 일이 자신의 적성과 체질에 맞지 않아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더라도 너무 괴로워하거나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상적으로 사는 사람은 사실상 많지 않다.
다만 그것을 상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 가지치기를 통해 얼마든지 일에 흥미와 재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그것이 자신의 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과 일치하고 원하는 자아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과 자아상은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 쓸모 있는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따뜻한 멘토, 헬퍼(Helper), 기여자가 되고 싶다.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 있다.
불평과 불만만 늘어놓으며 살 것인지,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행동해 원하는 삶을 쟁취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삶에 가까워질 것인지.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난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루가 24시간인 걸 아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