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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Jan 09. 2019

안정은 영원히 없다

그러나 너는 있다

요즈음 이직하고 다니고 있는 회사는 마음을 잘 잡기가 어려웠다. 이런저런 이유들을 갖다 붙여 보아도, 마음을 잡지 못할 이유가 정확하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바람이 불지 않는 데 휘둘릴 이유가 없는 데 흔들리고 있는 것은 왜일까.


너무 좋은 것도, 너무 나쁜 것도 없이...... 그런 것이 아닐까. 언제나 중간, 적당히가 어렵다는 데 이것은 그것과는 달랐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만나 중간이 되지는 않는다. 좋은 것은 좋은 것,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결국에는 안정적인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다닌 회사에서도, 2년 넘게 만난 그에게서도 나는 ‘안정감’이랄 것을 느끼지 못했다. 너무 좋은 것과 너무 나쁜 것이 번갈아 나를 쳐대었기에 나는 불안정한 흔들리는 2년을 보내었다.


안정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짧지만 굵은 인생이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없다는 것. 욕심을 버리니 마음이 편해졌다. 회사는 열린 결말을 두고 좀 더 다녀보기로 결정했다. 물론, 불안정하게 언제든 흔들리다 뛰쳐나갈 수 있는 자세로 편하게 다닐 것이다. 집은 계약기간이 많이 남았다. 그러나 기간이 있기에 역시 불안정한 ‘남의 집’으로, 누울 곳이 있으니 다행이란 자세. 건강은 언제나 잔병이 많은 나로서 역시나 불안정.

이렇게 나는 다양한 불안정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너는 있다.

나에게는 네가 있다.


너와의 싸움은 이별을 전제하지 않는다.

너와의 헤어짐은 내일을 기약한다.

너와의 자존심은 무의미하다.

너와의 사랑은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난로처럼 그야말로 완벽한 중간을 유지하고 있다.


너무 좋은 것도 너무 나쁜 것도 없다는 것이 사랑이 크지 않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 정말로 큰 사랑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고 따뜻하다.


때때로 우리는 뜨거운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여 질투하고 집착한다. 심지어 질투를 보여주지 않으면 나를 사랑하긴 하는 걸까? 하고 의심한다. 만약 그것이 사랑이라면, 회사에서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하고 간섭하고 회사에만 묶어두려 하는 것도 사랑일까? 직원을 사랑해서 직원을 자주 보고 싶어서 부리는 앙탈이고 투정 어린 사랑일까? 퇴근 후 직원의 일상을 지켜주는 것 그게 진짜 사랑이다. 나는 이것이 나쁘지 않은 예시라고 생각한다. 나의 사랑에게 회사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불안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사랑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 안정을 주는 사랑. 내가 조금 빨리 걸어도 뒤 돌아보면 네가 거기 있고 내가 조금 뒤처져도 아주 멀어지지 않을 그곳에 네가 있는 것.


나의 인생에 안정은 영원히 없다.

그러나 너는 있다.

내 인생 유일한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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