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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을 찍는 이유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로 제일 많이 찍게 되는 건 편하니까..

by 이웃의 토토로

밖을 나서면서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는다. 가로로 한 장, 세로로 한 장. 사람과 아파트와 도로와 자동차가 많은 도시에 살다보니 대부분의 풍경에 담기는 피사체이기도 하다. 출근길에 떠있는 태양빛이 좋아서,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이 부드러워서, 아니면 흐린 하늘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한 조각을 남겨보고 싶어서 등등 풍경을 보면서 드는 다양한 감정과 이유를 떠올리면서 얼른 사진첩으로 순간을 채간다. 도로와 자동차는 적당히 카메라 화면을 위로 올리면 피할 수가 있는데 그럼 처음에 보고 마음에 들었던 구도와 어긋나기도 한다.


주로 찍는 풍경은 하늘을 포함하고 있거나 나무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하늘을 포함하면 그 날의 날씨가 함께 사진에 남겨진다. 빛이 많은 날 적은 날, 하늘이 파란날 회색빛인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폭우로 퍼붓는 날 모두 그 속에 있다. 사진에 온도를 적어둘 수는 없지만 풍경을 보면 적당히 기온을 알아챌 수도 있다. 사람이 찍혔다면 입고 있는 옷에도 계절이 보인다. 사진은 기록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크지만, 기록된 시간과 풍경의 온도도 남기고 싶다.


구도는 수평을 잡고, 피사체의 배열도 생각을 하면서 배율도 1배, 2배, 3배 고르고, 28mm와 35mm의 프레임도 들이대본다. 하늘을 찍을때는 건물과 구름이 적당하도록, 건물을 찍을 때는 패턴이나 질감이 특이한 것으로, 나무나 숲을 찍을 때는 초록함이나 쓸쓸함이 잘 나오게 고민을 한다. 하늘이 주가 되는 사진이라도 한쪽 끝에 나뭇잎이 걸치게 하게도 찍는다.


이 공간에 매일 글을 쓰면서 ‘출판’을 누르기 직전에 그 날에 찍은 사진 중 하나를 골라서 상단 배경으로 쓴다. 가끔은 제목에 맞는 며칠 전 사진을 쓸 때도 있지만 대부분 글을 쓴 날 찍은 사진이다. 그래야 계절을 잘 담은 포스팅이 될 수 있고, 돌아다니면서 찍은 풍경도 함께 기록에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며칠은 단풍이 종종 등장할 예정인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을 잘 찍고 싶지만 잘 하지 못하는 실력은 그대로지만 오늘도 기록한다.


20251023. 1042자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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