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먹고.. 내일도 또 먹을 예정
비가 제법 내려 쉽지 않은 퇴근길에 홍종흔베이커리에 예약 주문한 생크림딸기케이크를 픽업해왔다. 작년 9월부터 와이프가 아프면서 2024년 크리스마스를 슬프게 흘려보냈다. 올해 크리스마스까지 함께 하고 있으면 둘이서 꼭 케이크를 먹겠다고 다짐했다. 오늘 초를 꽂고 (불은 붙이지 않았다) 6조각으로 잘라서 한 조각씩 나눠먹었다. 남은 건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두 조각, 모레 크리스마스이 두 조각씩 계속 함께 먹을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하면 준비하던게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나온 피규어들이었다. 책상위에 꺼내놓고 텔레비전 옆에 세워놓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했다. 캐롤도 하루종일 틀어놓았다. 이제는 작은 트리도 없고 산타 모자를 쓴 피규어도 없다.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비가 내려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얼어붙으면 아이스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고 뉴스에서 이야기 한다.
크리스마스에 중요한 건 누군가와 함께 따뜻하게 지내는 것이다. 케이크를 나눠먹으며 별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를 하고, 텔레비전을 같이 보고,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같이 읽으면서 공감해주는 것. 그것이 평범하면서도 가장 따뜻하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설겆이를 끝내고 성심당의 딸기시루 케이크를 사기 위해서 줄을 네 시간씩 서서 기다린다는 기사를 같이 보았다. 가격이 7만원에서 10만원쯤 하는거 아니냐고 해서 4만원대라고 찾아주었다. 새벽에 KTX를 타고 대전역에 내려서 케이크를 사러 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성심당 케이크는 딸기가 한 판도 더 들어간 것 같고 큰 것이 정말 맛있어 보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오늘 먹은 케이크가 훨씬 더 의미있고 맛있었다.
오래전에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케이크를 사가라고 광고하던 게 생각났다. 언제부터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는 전통이 만들어졌을지 기억이 안난다. 그래도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해서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는 건 꽤 괜찮은 일인 것 같다.
내일은 슈톨렌을 가져와서 나눠먹었던 분이 더 먹으라고 또 가져다 준다고 했다. 이것도 집에 가져와서 나눠먹으며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련다.
20251223. 1,048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