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에서 먹는 군것질이 맛있다
처가집을 다녀오면서 경부고속도로로 올라왔다. 배가 고프면 천안삼거리휴게소를 가서 밥을 먹고, (휴게소 특산품인) 호도과자를 사려고 했다. 강풍에 차는 계속 흔들리는데 폭설이 예보되어 있기도 했다. 마침 지나가는 먹구름 밑에서 눈인지 비인지 애매하게 앞창문을 때리기 시작했다. 휴게소 5km전부터 물어봤지만 배고프지 않다고 했다. 날씨가 더 나빠지고 눈이 내려서 쌓이기 전에 집에 얼른 가는게 낫겠다 생각해서 휴게소를 지나쳤다.
오래 가지 않아서 (한 20분 정도 올라온 것 같은데) 배가 고프다고 했고, 그 말을 듣고나니 같이 배가 고파졌다. 제일 가까운 안성휴게소로 들어갔다. 바람이 많이 불어오니 다 떨어진 것 같았던 낙엽들이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면서 덤벼왔다.
주차를 하면서 “안성휴게소의 라면은 신라면일까 안성탕면일까”라고 물어보았다. 대부분 식당과 휴게소의 라면이 신라면인 경우가 많아서 갑자기 궁금했다. 안성탕면의 ‘안성’은 스프공장이 있는 지역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침을 빵으로 간단하게 먹은지라 배가 고파오니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둘이서 왕돈가스, 비빔밥, 그리고 떡만두라면을 시켰다. 각자 하나씩 먹고 (물론 내껀 돈가스다) 라면은 나눠먹었다.
젓가락으로 잡아서 먹은 라면은 입에 들어오자마자 안성탕면인걸 알 수 있었다. 신라면은 매워서 잘 못 먹고 안성탕면이나 진라면 순한맛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이다. 라면에 함께 들어있는 만두는 풀무원 만두인게 분명했다. 너무나도 익숙한, 꼭 집에서 내가 끓인 것 같은 맛이었다.
배부르게 휴게소를 나와서 고속도로에 다시 진입하니 비가 내리다가 이내 눈으로 변했다. 집에 가는 IC를 나오니 동네는 눈이 한 겹 내려앉아서 하얗다. 차가운 기단이 북쪽부터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강풍과 눈이 내린다고 했는데, 역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니 눈이 내린 흔적이 하얗게 남아있었다.
집에 들어와서 짐을 다 풀어 정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탔다. 강풍에 창문이 쿵쿵 거리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얼마 내리지 않은 눈인데 다시 하얀색으로 한 겹 더 쌓아놓긴 했다. 내일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창가에 앉아서 책을 보는 여유를 부려볼 생각이다.
20260110. 1,095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