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 있었던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 만나다
언제부턴가 매일 출퇴근길에
반찬가게가 있던 자리로 기억하던 곳에
뮤지션 프로필 전문 스튜디오가 생겼다.
그 길을 지날 때마다 계속 눈길이 갔고
마음속으로 결심하듯
모처럼 용기를 내어 기타와 베이스를 들고
사진을 찍으러 향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평소에 가까운 분들의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기도 하고, 즉석카메라로 뽑은 사진을
감사의 의미로 종종 선물하곤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어릴 적 부모님이 찍어주신 사진들 외에는
최근의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이번 촬영이,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더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금 낯설고 어색한 기분이 먼저 들었지만,
다행히 작가님께서 긴장하지 않도록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정성스레 사진으로 그 시간을 담아주신 덕분에
정말 뜻깊고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그동안 애착을 가지고 사용하던 기타와
스승님이 레슨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내게 물려주셨던 베이스가 함께여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한 그 시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메일로 건네받은 사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고,
문득 카메라의 ‘줌인’과 ‘포커스’처럼
그동안 나는 너무 멀리 있는 것들에만
시선을 두고 지쳐 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정작 가까이에 있었던
내가 좋아했던 것들에는 포커스를 맞추지 않은 채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다.
예전, 동네에 하나뿐이던 사진관에
우리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을
사진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걸어둔 적이 있는데
요즘의 사진은
기록이나 공유의 의미가 짙어
쉽게 저장되고 쉽게 잊혀지지만,
예전엔 특별한 날의 추억을
정성스럽게 담아
오래 간직하는 의미가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디지털보다
손에 쥘 수 있고 인화할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사진이 더 좋아지는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순간을
사진으로 따뜻하게 남겨두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