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짧은 시집> 연재 후기
안녕하세요, 강인함입니다.
이렇게 인사를 드리는 건 처음이네요.
지금껏 관심을 가져주시고 봐주신 분들께서는 이미 아시겠지만,
저번 주 일요일을 마지막으로 “나의 짧은 시집”이라는 브런치북 30편을 끝으로 연재를 마쳤습니다.
사실 원래 계획은 100편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30편으로 제한이 있더라고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이전에도,
작은 만년필과 손바닥만 한 메모장을 들고
글을 써 내려가며 내면의 복잡한 감정들을 정리하고,
누군가를 위해 문장을 쓰기도 하며 메모장을 가득 채웠었는데,
제 글을 보시는 분들 또한 큰 위로를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부터는
익명의 독자님들에게 직접 쓴 글을 보여드리는 것이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면서,
가끔씩 댓글과 하트를 남겨주시는 동료 작가님과 독자님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써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쉽게도,
이제는 매주 꾸준히 글을 쓰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이렇게 미리 말씀을 드려요.
최근 직장생활을 한 곳에서 10년 가까이하다 보니,
좋아하는 것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과 달리
저는 매일 똑같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은 요즘이지만,
반대로 저는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책을 읽는 것, 글을 쓰는 것, 음악을 하는 것, 식물을 키우는 것,
그 밖에도 셀 수 없이 많지만,
모든 사람에게 시간이라는 자원은 언제나 한정적이잖아요.
그래서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하기에 너무 벅찬 나머지,
연재를 하면서도 글쓰기에만 몰두하기가 조금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연재가 끝나고 돌아보니,
사실 글을 쓰기 전부터 꿈이 하나 있었어요.
전에 기타를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이
나중에 밴드를 하게 되면 공연에 초대해 달라고 하셨던 적이 있거든요.
이제는 그때의 약속을 더 늦기 전에 지키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늘 웃음과 즐거움을 주었던 것들을 생각해 보면
언제나 음악이 함께였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처럼 글을 쓰며
에세이와 시집을 출판하고 싶은 꿈도 포기한 건 아니지만,
나중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잠깐 느슨하게 시간을 갖고
간격을 조절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지,
아니면 잘하는 것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기이지만,
막연히 좋아하는 것만 쫓기에는 너무 불안하고,
잘하는 것만 하기에는 즐거움과 낭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기 위해서는
결국,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여담인데 매주마다 찾아가는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있거든요.
매번 오리엔탈 드레싱을 고를 것을 알면서도 물어보는 이유는
“갑자기 다른 게 먹고 싶을 때”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래요.
이 처럼, 아마 다른 것에 몰두하면서도
언젠가 또다시 글쓰기에 몰두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껏 격려하고 응원해 주신 분들 덕분에
그동안 많이 의지할 수 있었기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리면서,
언젠가 또 다른 브런치북으로 이야기를 나눌게요.
한동안은 다른 것에 몰두하며 여유를 갖고,
종종 한 번씩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