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돌보는 연습
두통이랑은 조금 친해졌다.
친해졌다기보다는, 익숙해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아프면 진통제를 먹으면 되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나 걱정들은 굳이 붙잡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지금 이 순간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한다.
나에게 필요 없거나 불필요한 것들은 조금씩 정리하고 비워내고,
정말 필요한 것들에는 그동안 쌓여 있던 먼지를 털어낸 뒤 비워낸 만큼만 다시 채워 넣는 방식으로.
종종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힐 때면
늦은 밤, 혼자 양화대교를 걷다 마주쳤던 생명의 전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아직은 남아 있는 이성의 끈이 좋지 않은 생각들을 있는 힘껏 붙들고 있는 것 같다.
새해에는 글쓰기나 사진 공모전에도 참여해 보고 싶었고, 기타도 다시 연습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집중도와 흥미마저 떨어지면서
스스로 회복하는 것조차 어려운 무기력에 빠져 망가져 가는 나를 보게 됐다.
그래서 목표보다 회복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까운 심리상담센터에 예약을 했다.
간단한 검사를 받고,
다음 주부터는 매주 상담을 받기로 했다.
그동안 어렵게 걱정이나 고민을 꺼내놓아도
공감이나 도움보다는 당연하게 여기거나, 오히려 이용당했던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속 시원히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가 많았고, 그만큼 답답함도 컸다.
이번 선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한편으로는, 간단한 심리검사만으로도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마음이 아주 약간은 편해진 느낌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천천히 알아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