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0원으로 진짜 마케팅을 진행하며 배운 것들
제가 재직 중인 회사의 공식적인 마케팅(광고) 예산은 0원입니다.
이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라는 놀라움, 혹은 "마케팅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입니다. '마케팅은 곧 돈'이라는 공식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광고비 0원은 분명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것입니다.
예산이 0원이 되자, 비로소 '진짜 마케팅'의 본질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돈으로 고객의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 없는 가치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었습니다.
광고비 없이 마케팅하는 저희 팀이 배운 5가지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1. '광고비' 대신 '시간과 집요함'을 투자합니다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광고비 0원 마케팅은 결코 '공짜' 마케팅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비용의 형태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저희 팀은 값비싼 네이버 파워링크나 인스타그램 스폰서드 광고 슬롯을 구매하는 대신, 고객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 그들의 문제를 꿰뚫는 '창의성', 그리고 매일 실행하는 '집요함'을 지불합니다. 유료 광고가 단기적으로 트래픽을 끌어오는 '수혈'이라면,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장기적으로 지치지 않는 '근육'을 만드는 일입니다.
2. '홍보'가 아닌 '해결책'을 콘텐츠로 만듭니다
예산이 없으니,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콘텐츠'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걸 '홍보물'이나 '광고 소재'라 부르지 않습니다. 고객은 저희 제품 설명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 해결책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희 팀은 '신제품 출시!' 같은 보도자료형 콘텐츠 대신, '초보자가 현업에서 겪는 3가지 문제와 완벽 해결 가이드' 같은 콘텐츠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고객이 지금 당장 검색할 만한 '문제'에 대한 완벽한 '답'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광고비 한 푼 없이 잠재 고객을 우리 웹사이트로 불러 모으는 SEO(검색엔진최적화)의 핵심이었습니다. 저희는 팔려고 하지 않고, 먼저 돕습니다.
3. '광고판'이 아닌 '대화의 광장'으로 뛰어듭니다
광고를 할 수 없으니, 고객이 모여있는 곳으로 직접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단, '광고쟁이'가 아닌 '조력자'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저 역시 매일 잠재 고객들이 활동하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포럼을 모니터링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과 질문에 진심으로 답하고 토론에 참여합니다. 당장 제품 링크를 달지 않아도, 사람들은 저희의 전문성과 진정성을 보고 브랜드를 기억하며 먼저 찾아옵니다. 이것이 저희가 현장에서 경험한 가장 강력한 '퍼널' 구축 방식입니다.
4. '윈윈(Win-Win)' 파트너십은 가장 효율적인 광고입니다
고객이 없다면, 이미 고객을 확보한 사람과 손을 잡아야 했습니다. 예산이 없을 때 가장 큰 돌파구가 되었던 전략입니다. 저희는 돈 대신 '우리의 자원'을 교환했습니다. 타깃 고객은 같지만 판매 제품이 다른 파트너사를 찾아, 저희의 전문 콘텐츠를 그들의 뉴스레터에 기고하고, 그들은 저희 서비스를 자사 고객에게 소개하는 식이었습니다. 비용 없이 서로의 고객 풀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협업이었습니다.
5. 결국, 제품 그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입니다
광고비 0원 마케팅의 궁극적인 조건이자, 저희의 확고한 철학이기도 합니다.
만약 저희에게 광고비 예산이 있었다면, 그 모든 돈을 R&D(제품 개발)와 고객 서비스(CS) 개선에 쏟아부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광고에 쓸 자원을 아껴 제품 그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말하고 싶어질 만큼' 훌륭한 제품, 감동적인 서비스,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저희는 이것을 '경험 마케팅'이라 부르며, 고객 한 명 한 명을 우리의 '무급 마케터'로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