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의 핸드폰 해킹
‘광고로 도배를 하네’ 윤성은 짜증이 났다. 같은 광고만 벌써 몇 번째다. 세 번째 광고도, 네 번째 광고도 똑같았다. 스킵 버튼도 없었다. 무심코 광고를 보니, 광고는 영상 통화처럼 윤성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어리둥절한 윤성은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봤지만, 분명히 윤성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윤성은 목덜미가 쭈뼛 서고, 소름이 돋았다. 다른 영상을 황급히 클릭했지만, 같은 영상만 계속 나왔다. ‘보이스피싱?’ 윤성은 놀란 가슴을 붙잡고, 다급히 유튜브 앱을 닫았다.
여느 때와 같이 유튜브를 보면서 출근하는 아침이었다. 한참 가십거리를 찾아보고 있는데, 영상이 갑자기 바뀌더니 처음 보는 낯선 느낌의 광고가 나왔다. 다른 영상을 클릭할 때마다, 스킵 버튼도 없는 똑같은 광고가 계속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녔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챈 바로 조금 전 상황이다.
윤성은 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주변을 재빨리 두리번거렸다. 쿵쾅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레 유튜브를 다시 켰다. 평소와 같아 보이는 화면에 안도하려는 찰나, 다시 문제의 영상이 나왔다. 가슴이 철렁해진 윤성은 유튜브 앱을 초기화시키고, 핸드폰 화면을 닫아버렸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동자만 움직여 주변 사람들을 한 명씩 살펴봤다.
잠시 후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켜고 설정을 살펴봤다. 자신이 모르는 이상한 앱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네이버를 열어 유튜브 버그를 검색했지만, 지금과 상관없는 과거 버그 내용들만 나왔다. 혹시나 하고 뉴스를 찾아보는데, 이번엔 포털 뉴스 화면들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영상 통화가 채팅 형식으로 바뀐 것처럼, 뉴스 제목들이 채팅 메시지로 바뀌면서 윤성에게 다시 대화를 시도했다.
“헙!”
외마디 비명이 목구멍으로 삼켜졌다. 소스라치게 놀란 윤성은 재빨리 포털을 닫으려 버튼을 눌렀지만, 이제는 핸드폰 제어가 안 되는 지경이 되었다. 연신 닫기 버튼만 누르고 있는데, 간결한 메시지 하나가 화면에 나타났다.
“놀라지 마십시오. 보이스피싱이 아닙니다. 당신을 해치지 않습니다.”
온몸에 닭살이 돋고 심장이 덜컹 내려앉은 것 같았다. 전원을 아예 꺼버렸다.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도 했지만, 핸드폰이 말을 듣지 않으니 직접 가야만 했다. 가더라도 뭐라고 설명할지도 난감했다. 우선은 출근을 하기로 했다.
회사에 도착해 핸드폰 전원을 켜자, 채팅이 또 시작됐다. 윤성은 다급히 옆에 있는 서대리 얼굴에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그러나 해킹된 것 같다며 보여준 핸드폰은 어쩐 일인지 멀쩡하기만 했다. 서대리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출근길에 있었던 상황을 이야기하니, 약간의 실소와 함께 AS 센터를 가보라 했다. 자리로 돌아오니, 다시 채팅이 시작됐다. 곧바로 서대리의 어깨를 잡아당기며 다시 핸드폰을 보여줬는데, 그사이 핸드폰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서대리는 윤성을 빤히 쳐다봤다. 식은땀을 흘리며 상기되고, 긴장된 얼굴에 초점 잃은 시선. 윤성이 오늘따라 이상해 보인다는 표정이었다.
윤성은 환장할 노릇이었다. 혼자 보고 있으니 다시 채팅이 시작되었다. 서대리를 쳐다봤지만, 항상 바쁜 월요일 아침, 그리고 조금 전 표정 때문에 차마 다시 핸드폰을 보여줄 수 없었다. 아연실색한 얼굴로 핸드폰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손을 대기가 겁났다. 이런 윤성과 상관없이 핸드폰에는 계속 채팅이 이어졌다.
“보이스피싱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지금은 흥분한 상태니, 잠시 후에 대화를 시도하겠습니다. 진정하십시오.”
윤성은 어이가 없었다. 핸드폰을 해킹하고 선 진정하라니, 해를 입히지 않는다니.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며, 최근에 신규 가입한 서비스나 사이트가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 어디서 개인정보가 털렸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 신고도 생각해 봤지만, 서대리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멀쩡한 핸드폰을 보며, 윤성을 이상한 사람 취급할 게 뻔했다.
자리로 돌아왔다. 적개심을 가지고 자리에 놓여 있는 핸드폰을 쏘아보았다. 이제는 놀랍게 쳐다만 봐도 채팅이 자동으로 시작되었다.
“진정이 되었습니까?”
쿵쾅쿵쾅,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핸드폰이 이렇게 무서운 적은 결코 없었다. 윤성은 침을 꼴깍 삼키며,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를 상자 속으로 손을 넣는 것처럼 핸드폰으로 천천히 손을 뻗었다.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너무 경계하지 마십시오.”
윤성은 생각했다. ‘해킹을 하는 것 자체가 해를 끼치는 건데, 뭔 개소리야!’ 계속해서 채팅 메시지가 왔다.
“대화를 원할 뿐입니다.”
이 말에 윤성은 자기도 모르게 반응이 나갔다.
“뮤ㅓㅇㅑ”
손이 떨려 오타가 났다. 도대체 정체가 뭐고, 왜 내 핸드폰을 해킹했는지? 대화를 원한다니, 이게 무슨 소린지? 하는 생각이 두서없이 ‘뮤ㅓㅇㅑ’라는 오타로 눌렸다.
“당신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신을 선택한 것입니다. 당신은 돈이 많지 않습니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당신이 아닌 부유한 사람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윤성은 놀라움과 동시에 묘하게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신종 트릭 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채팅에는 계속 윤성을 안심시키려는 메시지가 왔다.
“보이스피싱은 전화나 문자로 이루어집니다. 이런 형태의 보이스피싱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돈이 목적이라면 이런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당신을 해킹했을까요? 생각해 보십시오.”
해킹하는 놈에게 의문의 1패를 당한 기분. ‘맞는 말인 것 같긴 한데 왜 나를?’ 윤성은 어이없게 팩트 폭행을 당한 기분과 이런 해킹 실력으로 왜 고작 본인을 해킹했는지, 원하는 게 뭔지 소심하게 물었다.
“원하는 게”
자존심이 구겨져서일까? 조금 이성을 찾아서일까, 이번엔 또박또박 글자를 썼다.
“평범한 지구인과 일상적 대화를 원할 뿐입니다.”
‘지구인? 일상적 대화? 그럼 이건 외계인이란 말인가?’ 윤성이 짧게 물었다.
“…외계인?”
“그렇습니다. 당신과는 닿을 수 없는 머나먼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기가 막혔다. 해킹도 황당한데, 외계인이라니! ‘몰카인가?’ 회사에 숨겨진 카메라가 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몰카일리 없다는 건 윤성도 알고 있었다. 누가 그를 이렇게까지 몰카로 찍겠는가. 망부석이 되어 앉아있는 윤성을 멀리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차장님! 주간 회의 시작했는데, 왜 안 들어오세요! 자리에 있으면서 메신저 대답도 안 하고. 상무님께서 빨리 들어오시랍니다! 저번에 상품 패키지 어떻게 됐는지 지금 당장 보고하시랍니다!”
윤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번에 사고 난 패키지 수습 방안을 보고해야 하는데, 넋 놓고 있었던 것이다. 윤성은 핸드폰을 한번 쳐다보고 보고를 위해 황급히 자리를 일어났다.
※ 이 소설은 AI와 협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