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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여건 및 외부 파트너쉽

환경적 여건

by 정란수
관광은 외부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지만, 그 준비는 언제나 내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성공은 나의 역량을 넘어, 우리가 누구와 손잡느냐에 달려 있다.



요약

내부 여건에서의 조직 기획과 역량이 있는지, 관광콘텐츠 가능 자산이 있는지부터 출발한다

내부 입지 및 접근성과, 공간 개발 능력이 존재하고, 이에 걸맞는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콘텐츠 기획, 운영, 홍보에 있어서의 협업 파트너쉽을 구축한다.

내가 협업파트너쉽을 구할 수 없다면, 협업파트너쉽을 구축하고 있는 외부기관에 협력한다.



1. 관광사업 모델에서 '내부'와 '외부파트너쉽'을 본다는 것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은 관광 프로젝트를 전략적으로 진단하기 위한 도구다. 이 모델은 4개의 영역과 16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이번 글에서 다룰 ‘내부 여건 및 체계’와 ‘외부 파트너쉽’은 콘텐츠의 실제 실행 가능성과 확장성을 함께 점검할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한다.


이 두 항목은 단지 조직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콘텐츠 기획자나 마케터, 공공기관 담당자에게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갖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구조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가?”

“우리는 누구와 협력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떤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가?”


내부 여건 및 체계, 외부파트너쉽


2. 내부 여건 및 체계: 콘텐츠의 실질 기반


2-1. 왜 ‘내부’가 중요한가?


관광 콘텐츠는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누가, 어떻게, 어떤 자원으로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바로 이것이 ‘내부 여건 및 체계’가 다루는 영역이다. 즉,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점검하는 것이다. 이 항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2-2. 내부 조직 특성 진단


첫 번째로는 조직이 속한 지역, 지자체, 기업에 대한 내부 여건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조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 전반을 의미한다.


주요 체크 항목

인력의 구성과 전문성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

기획 및 운영 시스템의 유무

사업에 동원 가능한 자산(공간, 시설, 기술 등)

투자 가능 예산 및 재원


내부 조직이 어떠한 특성을 지니고 있고, 어느 정도 사업의 영위가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관광사업은 그 범위가 워낙 넓고 다양해서 내부 조직의 특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업 컨설팅을 실시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사업에 동원 가능한 자산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만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또한, 어떠한 경우 관광사업이 쉽다고 인식하여 다른 곳에서 잘 되는 아이템을 가지고 오면 관광객이 저절로 방문이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봐온다. 우리도 그러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


나, 회사도 지겹고 한데, 그냥 카페나 한 번 차려볼까?


이 말은 카페로 성공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카페 주인은 그냥 카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2-3. 내부 자산의 활용 구조


두 번째는 내부 보유 자산을 관광 콘텐츠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가이다. 이는 콘텐츠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주요 체크 항목

지역 내 특산품, 지역문화유산, 전통기술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 자산, 스토리, 시설

운영 노하우(전통공예, 푸드테크, 웰니스 등)


오래 전 일이지만 필자가 사업계획을 작성한 기업은 홍삼을 원천으로 하는 기업이었는데, 이 기업이 테마파크를 만드는 계획을 검토한 적이 있다. 테마파크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테마인데, 이 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사람들의 인지도가 높은 것 역시 바로 홍삼이라는 테마일 수밖에 없다. 홍삼을 중심으로 한 웰니스 힐링 파크에서부터 시작하여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이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형태는 기존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스튜디오 역시 원천 콘텐츠인 영상 콘텐츠나 캐릭터 등 IP를 갖고 확장하고 관광에 적용하기 때문에 성공한 것과 같은 이유가 된다.


또 하나의 예로 필자가 컨설팅을 했던 인천 야간관광 특화도시 사업에서 눈에 띄었던 곳은 예그리나1926 in 제물포구락부였는데 제물포구락부에서 개화기 시대의 낭만을 재즈 공연을 한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공연 이후 배우와 관람객이 모두 개화기 시대 때의 옷을 입고 개항장거리로 나오게 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처럼 그 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지역 스토리와 전문적인 배우, 그리고 제물포구락부와 개항장거리가 특화된 바로 그 공연을 만들어낸 조직체가 있었기에, 야간관광 사업으로의 시도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11p 뒤.jpg 1926 in 제물포구락부 공연 후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2-4. 내부 입지 및 접근성


외부 여건에서 광역적 입지 및 접근성을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관광사업이 이루어지는 미시적인 입지 및 접근성, 그리고 공간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하드웨어 시설을 통해 관광사업을 하는 경우, 사업이 추진되는 곳에 대한 진입도로나 주차공간 확보 가능성 등의 접근성은 방문을 결정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이는 고객 특성에 따라 대중교통 접근성이 용이한지, 차량 동선이 적합한지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공간적 특성은 사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큰 고려 대상이 된다. 특히 개발사업의 경우 향이나 경사, 토지 용도 등의 구성에 따라 사업이 실제 추진될 수 있는지를 좌우할 수 있다. 경사도에 따라서 사업의 실제 가용지가 달라지고, 토지 용도는 인허가 등에 있어서 매우 필수적인 고려 요소라 할 수 있다. 향은 크게 중요하다고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사업에 따라서는 향이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기도 한다. 가령 스키장과 같은 경우 눈이 녹게 되면 인공설 등 추가비용 소요가 크므로, 가급적 북향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은 특성을 지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라 하겠다.


3. 외부 파트너쉽: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관광


3-1. 왜 외부 파트너쉽인가?


관광산업은 복합산업이다. 관광 콘텐츠는 단일 기업이나 지자체가 독립적으로 만들고 유통하기 어렵다. 숙박, 음식, 교통, 마케팅, 해외 유통, 통역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와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사업의 성공은 외부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얼마나 설계하고 실행하는가에 달려 있다.


외부 파트너쉽은 기존 컨설팅이나 계획에서는 크게 고려되지 않았으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서는 Key Partners(핵심 파트너)를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특정 활동들은 외부의 파트너쉽을 통해 수행하며, 일부 자원 역시 조직 외부에서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서의 Key Partners


3-2. 외부 파트너쉽 구성① : 조직 내부에서 협력 및 네트워킹이 될 수 있는 파트너쉽


이 범주는 조직이 직접 구성하거나 계약할 수 있는 외부 조직, 인력,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벤트 운영팀, 외주 콘텐츠 제작사, 마케팅 대행사, 통역 인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가령 전라남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열리는 향토축제는 매년 콘텐츠 기획이 부족해 고민이었다. 이후 지역에 있는 문화기획사와 MOU를 맺고, 축제 기획, 운영, 홍보를 일괄 대행하게 했다. 이러한 형태로 공공기관은 행사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고, 기획사는 그 위에서 콘텐츠를 구성했다. 이 구조는 공공과 민간이 내부화된 외부 파트너쉽으로 조직된 사례다.


민간의 경우 각종 원자재를 직접 생산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외부 파트너쉽을 통해 자재 및 재료 생산을 협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내가 모든 제품이나 상품을 개발하기 어려운 경우 외부 협력이라는 점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가령 카페의 경우 로스팅을 직접 하지 않는 경우 좋은 품질의 원두를 공급받는 로스팅사와의 협업이 상품의 품질을 좌우한다. 비단 그뿐이랴. 이외 브런치 등 음식 재료에 대한 납품업체, 방역관리업체, 린넨 등 세탁이나 청소를 위탁을 주는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협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템플스테이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 중 템플스테이가 잘 되는 사찰의 경우, 실무자 혼자서는 해나가지 못하는 일들을 외부의 인력이나 자원을 동원하여 확충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침구류나 세탁물의 경우 인근 세탁소에 맡기거나, 신도 등의 자발적 지원을 통해 인적 자원을 해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최근에는 단순히 파트너쉽을 생산적 특성만으로 보지 않고, 콘텐츠의 특성을 강화하거나, 타깃을 공유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콜라보의 형태인데 타 기업의 우수한 생산력이나 브랜드를 통해 콜라보를 이루는 경우, 우리 제품에 훨씬 더 큰 파괴력을 만들어준다. 또한 타깃이 비슷한 계층인 경우 함께 콜라보하여 보다 관광객 유입을 증진시키기도 하는데, MOXY(목시) 호텔은 이케아와의 협업을 통해 호텔 인테리어를 꾸미는데, 이케아의 주 고객층인 가성비 선호 젊은 고객층과 목시 브랜드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Moxy-Osaka-Honmachi-By-Marriott-Hotel-Exterior.jpg 목시 오사카 혼마치 바이 메리어트 호텔


3-3. 외부 파트너쉽 구성②: 내부적으로 조직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외부 협력


이 항목은 DMO, 한국관광공사, 지역 RTO, 글로벌 OTA, 관광기업지원센터 등 공공지원조직 등과의 협업을 통해 확장된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즉, 내부적으로 조직할 수 없는 네트워킹을 다른 외부 기관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킹을 빌려서 협력하는 형태가 되겠다.


예를 들어, 관광분야에서 최근 많이 활성화되고 있는 DMO의 경우 민관협력조직으로서 그 자체로 하나의 네트워크망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네트워크 조직과의 결합이 새로운 기회와 협력의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나 지역의 RTO 등 공공기관 역시 다양한 네트워크망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내가 하지 못하는 역량에 대해서 함께 조언을 구하면 그 안에서 다시 네트워크망을 활용하여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훌륭한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망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역마다 관광기업지원센터나 도시재생센터 등 지원조직이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적극 활용하여 정보를 얻음과 동시에, 네트워크망을 통해 자신을 알리면서, 자신이 부족한 지점에 대해 늘 조언을 구하는 방법을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다.


4. 내부와 외부의 연결 구조: 콘텐츠는 안에서 자라고, 밖에서 확장된다


‘내부 여건 및 체계’와 ‘외부 파트너쉽’은 진단체계 모델 안에서도 서로 다른 항목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아래 이미지처럼 이들은 핵심 콘텐츠, 인적 서비스, 고객 구성, IMC 마케팅, 수익모델 등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



이처럼 내부와 외부를 진단하고 연결하는 것은 단순한 사전 점검이 아니라, 관광사업의 성장 경로를 설계하는 전략적 과정이다. 내부 여건 및 체계는 그 자체로 핵심 관광콘텐츠의 구성과 역량을 발휘하는데 주요 출발점이 되게 된다. 또한, 내부의 조직을 통해 고객 확보의 출발점이 만들어지며 이는 결국 DM 등 고객 마케팅과 연결이 되게 된다.


외부 파트너쉽의 경우 핵심 관광콘텐츠의 원자재 조달을 위한 핵심적인 구성을 만들기도 한다. 이외에도 외부 파트너쉽을 통해 고객이 확보되기도 하는데, 특히 B2B 사업을 통하여 보다 핵심 고객을 만들어낼 경우 외부 파트너쉽은 단순히 상품을 구성하는 측면뿐 아니라 판매와 마케팅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5. 마무리: ‘안’의 가능성과 ‘밖’의 기회 모두를 읽어야 할 때


관광사업의 기획자와 실무자는 이제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서,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내부 체계’와, 그 아이디어를 널리 퍼뜨릴 수 있는 ‘외부 파트너’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 글에서 다룬 것처럼 1) 콘텐츠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서 출발하고, 2) 콘텐츠의 성공은 내가 누구와 손잡는지에 달려 있다.


✨ 다음 연재 예고


다음 글에서는 데스티네이션 벤치마킹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흔히 사례분석 등을 많이 시행하고 있으나, 사례분석을 적용함에 있어서 잘못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다음 글에서는 Kozak의 데스티네이션 벤치마킹 방법론을 중심으로 한 적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관광사업 모델에 대한 강연, 이를 적용한 지자체 및 민간 컨설팅이 필요하시면 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주)미래관광전략연구소 소장에게 연락주세요~ naked38@naver.com 입니다~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에 대한 해설과 적용은 매주 월요일에 연재하도록 합니다. 본 연재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워낙 최근 우리 사회가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요? 이렇게 갈등이 심한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관광도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쟁점도 많고 논란도 많은데요. 매주 목요일에는 관광의 쟁점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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