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관광의 미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여행의 의미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 주말마다 가까운 도시를 찾아가고, 틈만 나면 해외로 떠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숨통을 틔우는 산소 같은 존재가 되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저비용항공사(LCC)와 함께 '일상 속의 여행'이라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획일적 코스를 따라가는 대형 버스투어보다는, 저마다의 취향과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여행 일정을 설계하는 개별여행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관광은 시대의 거울이다. 여행 방식의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정부와 지자체, 한국관광공사(KTO) 등의 마케팅 전략에도 전환을 요구한다. 그러나 단체관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정 계층과 목적을 위한 단체관광의 유효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관광 트렌드가 '수요자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다양한 여행 형태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 글은 단체관광이 주류였던 과거에서 개별여행이 부상하는 현재까지의 변화를 정리하고, 향후 정책과 마케팅 방향을 모색한다.
"디지털 혁명은 여행자의 손에 세상을 쥐어주었다."
사람들이 여행 계획을 세우는 방식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여행사나 항공사를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예약해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항공권, 숙박, 현지 액티비티까지 손쉽게 검색하고 예약한다. 밤새 가이드북을 뒤적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여행자들은 손가락 몇 번의 터치로 전 세계 구석구석의 정보를 얻는다.
여행경로도 지도 앱을 통해 실시간 교통상황을 파악하며 수정할 수 있다.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GPS와 번역 앱은 언어와 방향의 장벽을 허물었다. 소셜미디어나 블로그, 유튜브는 현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특정 지역의 숨은 맛집부터 지역 축제 정보까지 빠르게 퍼뜨린다. 최근 생성형 ai는 음성인식과 카메라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광지를 보여주고 바로 해설을 할 수 있게도 만들어주고 있다.
한때 여행 가이드와 여행사는 정보의 문지기였지만, 이제 그 문은 활짝 열렸다. 디지털 전환은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모든 과정을 간소화하고 '개인화'를 가속화했다. 이제 모든 여행자는 자신만의 여행 콘텐츠의 기획자이자 프로듀서가 되었다.
LCC(저비용항공사)의 증가와 고속철, 도로망의 발달은 여행의 물리적 진입장벽을 낮췄다. 과거에는 '비싸고 특별한 경험'이었던 해외여행이 이제는 '저렴하고 일상적인 경험'으로 변모했다.
굳이 여행사를 거치지 않아도 개인이 직접 항공권과 교통편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단기간에 여러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쉬워졌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라이언에어, 에어아시아, 피치항공, 제주항공 등 다양한 LCC가 등장하며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었다. 서울에서 오사카까지 왕복 20만원이면 다녀올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교통망이 좋아지면서 당일치기나 주말여행이 일상이 되었다. KTX를 타고 2시간이면 부산에 도착하고, 휴일 아침에 제주도로 날아가 저녁에 돌아올 수도 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자주 떠나는 여행'이 늘어나면서, 소규모·개별여행(Free 또는 Foreign Independent Travel, F.I.T) 문화가 확산되었다.
"현대 여행자는 명소를 소비하지 않는다. 경험을 수집한다."
파인과 길모어(Pine & Gilmore)가 제시한 '경험경제(Experience Economy)' 개념이 관광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유명 명소를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독특한 체험을 중요시하는 흐름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SNS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와 콘텐츠를 중시한다. 더 이상 단체관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기서 10분간 사진 찍으세요"라는 안내에 만족하지 않는다.
유명 관광지나 명소보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작은 마을 카페, 현지 주민들과의 교류, 지역의 문화예술 행사 등에 호기심을 갖는다. 일례로 파리를 방문한 여행자들은 에펠탑이나 루브르 박물관만큼이나 마레 지구의 작은 빵집, 몽마르트의 예술가 공방, 세느강변의 책방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는 단체관광이 제공하기 어려운 '개별맞춤형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개별여행자의 증가는 지역관광 활성화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대형 버스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 중심으로 관광 콘텐츠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여행자들은 숨은 골목과 작은 맛집, 지역 축제와 같은 '마이크로 관광자원'에 매력을 느낀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관광의 세계에서도 이 말은 유효하다. 개별여행자들은 화려한 랜드마크보다 지역의 일상과 문화가 녹아있는 작은 공간에서 진정성을 발견한다. 이런 자원을 발굴·홍보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주민, 소규모 창업자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지자체가 대형행사나 인센티브 관광만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과 협업해 지역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여행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스토리텔링)와 체험 요소를 결합한 콘텐츠는 개별여행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예컨대, 전남 강진군이나 충남 서천군 같은 농어촌 지역에서 소규모 체험형 관광 상품(전통주 만들기 체험, 계절별 수확 체험 등)을 개발하고, 이를 SNS나 여행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민박·체험마을 운영자들과 협업해 숙박·체험·지역 명소 방문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되, 개별여행자들도 원하는 부분만 골라서 이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상품 구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대규모 단체에 의존하던 전통적 관광지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개별여행자를 통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마케팅의 언어도 달라져야 한다."
관광 진흥에 앞장서는 한국관광공사(KTO) 역시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 과거에는 해외여행객 유치를 위한 대규모 박람회 참여, 인바운드 단체관광 지원 등이 주요 업무였다면, 이제는 개별여행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플랫폼 구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 이상 "서울 쇼핑투어 및 경복궁 등 고궁투어" 형태의 패키지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 드라마나 K팝을 통해 이미 한국 문화에 친숙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는 SNS 콘텐츠 제작, 국내외 플랫폼과의 협업, 개인 맞춤형 여행 정보 제공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존의 단체관광 중심 사고를 넘어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지역별 관광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자체와 연계한 '관광두레'나 '관광벤처' 육성 등 '수요자 중심'의 관광정책을 더욱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역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여행 상품이나 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개별여행자들이 찾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단체관광의 의미와 역할: 사라지지 않는 이유
"모든 여행자가 탐험가는 아니다. 안전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도 여행의 한 방식이다."
개별여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단체관광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 장애인이나 고령자, 교육단체, 기업 연수나 수학여행 등에는 단체여행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여전히 중요하다.
노년층의 경우,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하거나 언어적 장벽이 있을 수 있어 개별여행보다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는 단체관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장애인 단체나 특수학교 학생들의 경우, 이동과 숙박에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므로 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단체관광 상품이 필요하다.
특히 대규모 이동이 필요한 경우나 전문 가이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한 경우에는 단체관광이 필수적이다. 수학여행처럼 교육적 목적이 강한 단체 프로그램이나,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 팀빌딩 워크숍 등도 단체관광의 중요한 영역이다.
일반 관광객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이나 해외 오지 등은 여행사의 전문성을 통해 단체로 이동하는 편이 안전하고 합리적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히말라야 트레킹이나 아프리카 사파리와 같은 모험관광은 전문 가이드와 안전장비, 사전 계획이 필요하므로 여행사의 단체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단체관광 패키지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이 높다. 같은 코스를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함으로써 교통과 숙박, 식사 비용 등을 절약할 수 있다. 초보 여행자나 경제적 부담이 큰 여행객들에게는 이러한 패키지가 유용하다.
또한 특정 시장을 처음 개척할 때 단체 패키지를 통해 지역이나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이후에 개인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경우, 초창기에 단체 패키지 투어가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개별여행자가 훨씬 많아진 사례가 있다. 결국 단체관광은 개별여행 수요를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른 예로, 베트남의 다낭이나 태국의 치앙마이처럼 과거에는 생소했던 지역들이 단체관광 상품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알려진 후, 점차 개별여행자들의 방문이 증가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이처럼 단체관광은 새로운 목적지를 알리는 '브랜딩' 효과가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개별여행 시장 확대에도 기여한다.
단체관광도 시대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개인 맞춤형 경험 요소를 더하고, 관광객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예컨대, 단체여행객이 공통적으로 참여하는 메인 프로그램 외에, 일정 시간은 소규모 그룹이나 개인별 흥미에 따라 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기업 연수나 워크숍에서도 전문 강사와 지역체험을 결합해, '단순 관광'이 아닌 '학습과 체험이 결합된 관광'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단체관광 내에서도 AR/VR 기기를 활용해 관광지에 대한 심층 정보를 제공하거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개인별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맞춤형 요소를 가미할 수 있다. 이처럼 단체관광도 '공동의 일정'과 '개인의 자유'를 균형 있게 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관광지의 미래는 거대한 랜드마크가 아닌, 작은 이야기들의 집합체다."
개별여행자들은 더 이상 '누구나 가는 유명 관광지'만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만의 취향을 반영한 '마이크로 관광자원', 예컨대 조용한 시골 마을의 전통 가옥,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공방거리, 독특한 테마를 가진 체험 프로그램 등을 찾아다닌다.
이런 미시적 자원은 대형 관광단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질적 관광'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 공공기관이 지역 구석구석에 잠재한 자원을 발굴해 매력적인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야 한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매체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홈페이지, 모바일 앱,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행정보와 예약을 간편하게 제공하고, 여행자가 직접 후기와 평가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면 개별여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관심사나 이전 여행 패턴에 기반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서울로7017'이나 '문화비축기지' 같은 재생공간, 지역 소규모 축제, 특색 있는 골목상권 등을 연결하는 테마별 여행 코스를 개발하고, 이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공함으로써 개별여행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다국어로 제공하고, 실시간 교통 정보와 결합하면 외국인 개별여행객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단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대형 컨벤션센터 중심의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 홍보에는 단체행사가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개별여행자를 위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단체관광은 수치로 측정하기 쉽고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개별여행은 분산되어 있어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되기 쉽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개별여행자들이 지역 곳곳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더 클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지자체의 예산과 행정력이 대규모 행사에만 편중되지 않도록, 개별여행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교통·정보·안내시설·언어 지원 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한 예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안내판을 개선하고, 무인 관광안내 키오스크나 지역별 AR·VR 관광 콘텐츠, 생성형 ai를 통한 해설체계를 개발하는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
또한 관광 예산 배분에 있어서도 대형 행사나 인센티브 외에, 지역의 소규모 관광사업자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일례로 농어촌체험마을이나 도시재생 지역의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 특화상품 개발자 등에 대한 창업 지원, 마케팅 교육, 온라인 판로 확대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진정한 관광 혁신은 관광객만이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간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지역주민의 협력이 필수다. 개별여행 중심 시대에는 여행객의 취향이 분산되고 다양하기 때문에, 지역의 골목 상인이나 민박 운영자, 소규모 체험시설 등 수많은 주체들이 함께 참여해야 풍부한 관광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가 주도하는 'DMO'나 '관광두레' 사업을 활성화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소규모 관광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마케팅 채널을 연결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주민들은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안하고, 공공기관은 이를 브랜딩·홍보하며, 여행사는 예약·결제 시스템 등을 제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성공적인 사례로는 전북 전주 한옥마을의 '남부 청년몰'이나 제주 '카름스테'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지역민이 주도하면서도 지자체와 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개별여행자들에게 지역의 매력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협력 모델을 더욱 확장하고 제도화한다면, 개별여행 시장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또한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관광객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관광 정책 결정 과정에 지역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관광 수익이 지역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관광세 등을 통해 조성된 재원으로 지역 환경 개선이나 주민 복지를 증진하는 방식이다.
"관광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사회의 변화와 갈등을 담아내는 거울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이다."
관광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사회·문화·경제적 변화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오늘날 사람들이 여행을 대하는 태도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과 결합해 '개별여행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체관광 역시 그 나름의 필요성과 강점을 지니며, 특정 계층과 시장에서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여행의 중심에 서 있는가'이다. 공급자 중심의 관광이 아닌, 수요자(여행자) 중심의 관광정책과 마케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도구나 방법에 집착하기보다 여행의 본질적 가치를 되새기는 일이기도 하다.
여행은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다. 그 다리를 어떻게 건너느냐는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친절한 가이드와 함께하는 안전한 단체여행이 최선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홀로 낯선 길을 헤매는 여정이 가장 값진 경험일 수 있다.
앞으로 10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관광의 미래는 한마디로 '다양성과 융합'이다. 대규모 단체관광부터 소규모 테마여행, 가상현실(VR) 여행 체험까지 서로 다른 형태가 공존하면서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여행자에게 최대한 편리함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한국관광공사, 민간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발굴·창의적으로 활용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행의 본질은 '사람과 장소를 연결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체든 개별이든,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와 여행자가 진정성을 나누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혼란과 갈등의 시대에도 관광이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여행은 세상을 보는 창이며, 우리가 그 창을 어떻게 열어두느냐에 따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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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부터는 적극적인 대안 세 번째 주제이다.
"전통관광산업과 융복합관광산업"
전통적인 관광산업은 관광진흥법상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제는 관광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든 것이 또한 모든 산업이 관광과 관련되어 있다. 융복합, 컨버전스, 협업과 확장. 어떠한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가?
관광의 본질, 쟁점과 대안은 매주 목요일에 연재하도록 합니다. 본 연재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관광의 본질적 접근도 좋지만, 관광개발이나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관광사업을 어떻게 진단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관광사업 진단체계모델 이야기도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