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가 만난 도시. 그 날의 기록 #1
호치민은 현재 베트남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남부 최대의 도시다. 베트남의 수도는 하노이지만, 경제 중심은 호치민이다. 호치민시티의 약자로 HCMC로 부르기도 한다. 처음 호치민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베트남이 이토록 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나 싶을 정도였다. 또한 고딕 양식과 프랑스 건축물이 서양의 느낌을 풍기곤 했는데, 식민지의 영향인지 빵조차 맛있을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호치민은 도시의 느낌을 제외하곤 크게 볼거리가 없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세히 알고 들여다보면 꼭 한 번은 제대로 보아야 할 도시임에 틀림없다. 그 중심엔 바로 프랑스가 있다. 프랑스 식민지 당시 지어진 건축물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건물들이다. 대표적으로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노트르담의 정면부와 닮았다. 정면부 앞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데, 2005년에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통일궁은 1868년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프랑스 총독의 관저였으나, 베트남 남북 분단 후 월남의 응오 디지엠 초대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되면서 독립궁이라 불렸다. 1975년 북베트남이 탱크를 끌고 이곳으로 돌진하면서 마침내 베트남 전쟁의 막이 내리게 되었고 통일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다름 아닌 중앙우체국이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우체국인 이곳은 파리 에펠탑을 건축했던 구스타브 에펠이 직접 건축에 참여한 프랑스식 건물이다. 프랑스 여행을 자세히 해보았다면 도시의 시청마다 여성상의 얼굴이 새겨진 걸 볼 수 있는데, 중앙우체국의 뉴메틱 클락 위에도 마리안느라는 여성상이 새겨져 있다. 이 여성의 얼굴은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혁명 정신을 상징한다. 내부의 아치형 천정은 오르세 미술관의 내부 천정과 닮았다. 돌이켜보니 호치민의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프랑스 식민시절에 지어진 역사의 아픈 흔적이다. 이 아픔을 간직하고자 한 건지, 그대로 보존하여 대표 관광지로 남아있는 건 어떤 이유일까? 호치민 여행의 핵심은 바로 그들의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화려한 도시의 양면성일지도 모른다.
보고 느끼고 씁니다 I 김문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