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궁전

황제의 여름 별장

by 손봉기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중심에는 현재 에르미타쥐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겨울궁전이 있다면 시내에서 29킬로미터 떨어진 페테르고프에는 여름궁전이 있다. 여름 궁전은 러시아 황제들과 귀족들이 여름을 지내기 위해 지은 별궁으로 표트르 대제의 명령으로 지었다. 당시 최고의 건축가와 조각가가 동원되어 9년에 걸쳐 완공한 여름궁전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의식해 지었다고 한다.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설계된 여름궁전은 러시아 혁명 전까지 황제가 거주하던 주요 궁전 중 하나였으며 1918년 혁명이 성공한 뒤 국립 박물관이 되었다.


여름궁전은 크게 상부 정원과 대 궁전 그리고 하부 정원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궁전의 정면 입구로 지은 상부 정원은 아주 크지는 않자만 몇 개의 분수와 커다란 연못이 있다. 연못은 장식뿐만 아니라 하부 정원의 분수들을 위해 물의 저장소 역할을 한다고 한다. 상부 정원의 중앙에 있는 네튠 분수는 원래 1658년 독일에서 만들어졌으나 경제적 문제로 사용하지 않던 것을 1782년 파벨 1세가 구입하여 이 곳에 설치했다.


전형적인 프랑스 스타일의 상부 정원을 지나면 노란색의 화려한 궁전이 나온다.



1714년 처음 궁전이 지었을 때는 소박하였으나 1745년에 겨울 궁전을 건축한 라스트 렐리가 지금의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궁정으로 재 건축하였다.



30개의 홀을 보유하고 있는 궁전은 먼저 사계절을 상징하는 4개의 동상으로 장식된 계단을 오르면 무도회장이 나온다.



금박 조각이 쏟아져 나오는 무도회장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거울에 반사되며 어우러지는 금빛 향연으로 많은 방문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무도회장이 을 지나면 러시아 함대가 터키 함대에게 승리한 것을 기념으로 지은 파란 홀이 나온다. 이곳의 천장에는 색유리로 만든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장식되어 있으며 벽면에는 당시의 터키와의 해전을 보여주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파란 홀을 지나면 궁전에서 가장 큰 왕좌의 방이 나온다. 외국 사신들이 황제를 알현하는 이방의 끝에는 빨간색의 왕좌가 보이고 벽에는 역대 황제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다음으로 궁전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사진 홀이 나온다



그 양쪽으로 중국 방이 위치해 있다. 중국 방들은 중국 스타일로 만들어졌으며 모두 다른 색깔의 비단 벽지로 장식되어 있다.




중국 방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왕가의 침실과 서재 등 사적인 공간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황가의 전용식당은 단순한 하얀색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한 테이블에는 영국 도자기 식기가 가득하다.


다음으로 복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내부장식이 금도금으로 가득 찬 황가의 전용 성당이 나온다.



이 곳에서 로마노프 왕조의 결혼식과 세례가 열렸다. 특히 후계자 알렉세이를 포함한 니콜라스 2 세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궁전을 나와 궁전 뒤에 있는 아래쪽 정원으로 이동하자.


표토르 대제는 아래쪽 정원의 거대한 분수공원을 계획할 때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짓도록 하였다. 정원에는 삼손 분수를 비롯하여 아담과 이브의 분수, 넵튠 분수, 체스의 산, 황금의 산, 찻잔, 로마 등 다양한 주제로 114개의 분수를 설치했다. 여기에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물을 뿌리는 장난꾸러기 분수들도 만날 수 있다.



이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대형 계단식 폭포와 물의 거리로 이루어진 황금 분수대이다. 표토르 1세가 직접 도안을 만들고 설계한 황금 분수대는 당시 얼마나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설계하였는지 300년이 지난 지금도 분수가 별도의 급수탑이 없이 작동하고 있다.



수많은 계단을 통해 물이 아래로 내려가는 황금 분수대에는 60개의 분수와 2개의 동굴 그리고 좌우 대칭인 양쪽 계단과 주변으로 200여 개의 조각상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다. 황금 분수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중앙에 있는 삼손 분수이다. 1802년에 제작된 이 분수는 높이 3.3미터로 전체에 금박을 하고 있다.



사자를 죽인 삼손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삼손 분수는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삼손은 표토르 대제를 상징하고 사자는 스웨덴의 국기에 나와 있는 것처럼 스웨덴을 상징한다. 사자의 입에서 나오는 물줄기는 21m까지 뿜어져 나오고 삼손의 주변에는 8마리의 돌고래가 둘러싸고 있다.



황금 분수대 아래로는 핀란드만을 향해 길게 뻗은 바다 운하가 있다. 바다 운하는 아랫 공원을 반으로 나누는데 양쪽에는 20개의 같은 모양의 분수가 열을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작은 배가 들어올 수 있게 운하를 설계되었는데 이는 유럽으로 향하려는 표토르 황제의 의지와 위상을 보여준다.



공원의 오른편에는 1716년에 세운 네덜란드 스타일의 몽플레지르 궁전이 있다. 나의 기쁨이라는 뜻을 가진 이 궁전은 표토르 1세가 가장 좋아하던 작은 궁전으로 이 곳에서 자주 파티를 열었으며 늦게 온 하객들에게 벌주로 큰 잔에 술을 가득 따라 한꺼번에 마시게 하였다.


지금 이 곳은 포토르 1세의 개인 물품과 네덜란드와 중국의 사기 그리고 표토르 대제가 직접 구입한 18세기 유럽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몽플레지르 궁전 옆에는 에카테리나 1세 때 지어진 예카테리나 궁전이 위치한다. 이 궁전은 예카테리나 2세의 탄생을 기념하여 지은 것으로 예카테리아 1세는 여기서 파티와 가면무도회를 자주 열었다.



공원 왼편으로 가면 귀빈들을 위해 12개의 방이 마련된 마를린 궁전과 황제의 가족과 측근들이 식사를 하였던 에르미타주 식당이 있다.



조용한 식사를 위해 해자로 둘러싼 에르미타주 식당은 1층에 주방이 있고 2층이 식당이다. 요리는 1층에서 2층으로 14인분이 수동으로 올려졌다. 18세기 인테리어가 그대로 남아 있어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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