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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Oct 09. 2020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2년 동안 세계일주를 한 지인이 여행 당시 빠뜨리고 미처 가 보지 못해 1년 동안 책상 앞에 붙여두고 꼭 가보리라 다짐하다가 마침내 방문하여 탄성을 질렀다는 곳이 있다.


197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하는 천혜의 비경으로 선정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아드리아 해에서 55km 떨어져 있어 바다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산의 공기가 만나서 생긴 많은 비로 밀림 같은 숲으로 만들어졌다.


태고적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 봄이면 눈 녹은 물이 흘러내려 장엄한 폭포를 쏟아내고 여름이면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 반짝이며 밤의 향연을 열어낸다. 또한 가을이면 색색의 단풍이 물들은 옥색의 호수를 펼치고 겨울이면 눈으로 뒤덮힌 새하얀 설경으로 방문객을 설레게 한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트레킹 코스는 상류부분과 하류부분으로 나뉜다. 상류부분의 트레킹 코스가 백운암 계곡의 호수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신비한 장관을 연출한다면 하류부분의 트레킹 코스는 대폭포의 장엄한 풍경을 보여준다.


플라트바체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여행자는 근처의 대도시인 자다르나 자그레브에서 출발해 공원을 반나절 감상하고 서둘러 돌아간다. 하지만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공원안에 있는 호텔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다.



공원안 호텔에 머물며 여행자들이 없는 이른 새벽이나 눚은시간까지 공원을 산책할 수 있는 쾌감이란 말로 형안할 수 없다. 더욱이 밤에 별이 보이는 대 저연속에서 하루밤을 보내는 것도 커다란 행복을 선사한다.


오후에 숙소에 도착하여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산책하면 플맅바체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인 대폭포의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자 그 동안 사진속에서 보았던 그 풍경이 다거온다.


칼처럼 뾰족한 암벽과 푸른 숲 사이로 2개의 층을 가진 거대한 산호 빛 호수가 여러 갈래로 떨어지는 폭포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마치 미세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생명체를 보는 듯 압도되는 풍광에 여행자는 할 말을 잃는다

.



전망대에서 내려가 대폭포를 눈 앞에서 감상하고 호수 한가운데로 놓인 다리를 건너면 하류 트레킹이 시작된다.



하류의 다양한 호수들은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물의 압력으로 땅 속 동굴이 무너지면서 생성된 것으로 크고 물살이 세다. 또한 석회층 바닥이 맑은 물을 만나 연출하는 옥색 빛으로 여행자를 감동시킨다. 특히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빠져나간 오후 늦은 시간 고요한 공원의 풍경은 여행자를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부자로 만들어준다.


다음날 아침 숙소를 나와 전기자동차를 타고 상류 트레킹의 시작점인 도착하면 나지막한 나무와 갈대들로 이루어진 숲길이 보인다.


천천히 숲을 헤치고 나가면 고요한 하늘아래 맑고 푸른 호수가 나온다.



호수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송어 떼이다. 바닥까지 보이는 호수에 송어들은 물 위로 몰려나와 헤엄치고 그 밑으로 오래된 고목들이 꿈쩍도 하지 않고 누워 있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흙길 이외에 나무로 만든 산책길은 발걸음을 옮길 때다 삐그덕 거리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상쾌함이 넘친다.


특히 물의 색은 하루에도 몇번씩 변하는 날씨에 따라서 달라진다. 비가 오면 땅의 흙이 일어나 탁한 색을 띠기도 하고 다시 맑아지면 햇살에 의해 반짝거리며 투명한 물빛을 연출한다.




아무 생각 없이 호수를 걷다보면 주위는 깊은 산속이 되었다가 순식간에 여러 갈래 폭포가 떨어지는 원시림으로 변한다.



숲과 호수 그리고 밀림과 폭포가 어우러져 자연의 축복이 가득한 상류 트레킹은 선착장에서 끝난다. 배를 타고 건너와서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앉아 맥주를 한잔 마시고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뿌듯함이 나를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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