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여행

나는 위대하다.

꼰대의 외침

by 손봉기


나는 위대하다고 외치는 순간 그 사람은 아싸가 된다.


니체가 그랬다. 그가 인류를 지탱해온 신이 죽었다고 선언한 순간 많은 사람들은 그를 버렸다.


니체보다 더 큰 문제는 니체만큼의 치열한 정신적 싸움 없이 신이 되겠다고 외치는 사람들이다.


일상과 언론에서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다.



나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



일상의 고민이 치열하다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들은 초등학교 산수문제의 답처럼 쉽게 이야기한다.


나도 그중에 한 명이다. 하지만 내 주위에 그것을 증명하는 최고의 분이 계시다.


바로 아버지이다.


내가 아는 한 아버지는 살아오시면서 육체적 싸움이든 정신적 싸움에서 한 번도 진적이 없다.


유일하게 진 사람이 있다면 어머니와 나다.

그 이유는 세상에 있는 주색잡기를 다해서 가정과 자식을 알뜰이 못 살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댄디처럼 늘 유쾌하게 살아오신 아버지는 최근 죽음이 다가와서야 지독한 우울증에 빠졌다.


자식으로 인간으로 아버지에게 할 일은 그저 지켜보는 일이다. 아버지가 휠체어에서 마냥 멍 때리고 계실 때 TV에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분들이 나와서 자신의 선명한 입장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사는 일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식들 앞에서 우울증 없이 죽을 수 있게 지금 현재를 잘 사는 길이라 생각한다.


아버지처럼 모든 사람들이 차단된 채 섬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노후는 견디기 힘든 지옥이다.


그것을 견디며 봄의 새싹처럼 또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그분이 니체가 죽었다는 신일줄 모른다.


우리 아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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