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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Sep 01. 2021

그때 알았으면 더 좋았을 영국박물관

아모르파티

런던을 여행하면 대부분의 여행자가 방문하는 영국박물관은 이전에 대영박물관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영국박물관이라 부른다.


영국박물관을 방문하면 지금으로부터 5천 년 전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집트 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다.  



영국박물관 2층 전시실로 가면 인류 최초의 문명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장신구와 악기 점토 도서관을 관람할 수 있다. 이중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길가메시 서사시가 담긴 점토판이다.



길가메시는 인류 최초의 도시국가인 우르의 왕으로 그는 인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불로초를 찾아 전 세계를 헤매다가 마침내 불로초를 손에 넣었지만 뱀에게 빼앗기고 나서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영원한 삶이 아니라 지금 현재를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를 깨닫는다.



카르프 디엠
지금 현재 여기를 살아라



비옥하면서 개방적인 지형으로 늘 전쟁의 삶을 살았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이 현재를 살았다면 사막과 바다로 둘러싸여  평화로운 삶을 누렸던 고대 이집트 인들은 죽음 뒤의 내세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내세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늘 정의롭고 선하게 살고자 노력하였다.



영국박물관 2층 이집트 전시실에 있는 사자의 서를 보면 미라의 주인공인 후네퍼가 저승의 신에 이끌려 자신의 죄를 고백한 후 정의의 저울에 자신의 심장을 달아 심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심판을 통과한 후네퍼는 저승의 신인 오시리스로부터 영생을 얻어 평화로운 내세로 간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영향을 받아 서양 문명의 기틀을 세운 고대 그리스 문명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신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문명을 보여주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절대 왕국을 이루지 못한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왕과 신의 도움 없이 시민들이 스스로 무장하여 자신의 가족과 부를 지켰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스스로의 자의식을 가졌으며 그 결과 인간 중심의 정치와 문화 그리고 철학을 발전시켰다.


시민들이 스스로 통치하는 민주주의를 만들고 인간 중심의 철학과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그리스 문명의 진수는 트로이 전쟁을 보여주는 호메루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이다.


영국 박물관 2층, 그리스 전시관에 있는 <오디세우스의 귀환> 코너를 방문하면 오디세우스가 10년 동안 트로이 전쟁을 한 후 10년 동안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중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오디세우스와 칼립소이다.



오디세우스를 사랑한 여신 칼립소는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버릴 것을 걱정하여 영원히 젊으며 영원히 죽지 않는 신의 음식을 제안하며 신이 될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이를 거절하고 고향으로 돌아간 후 목숨을 건 사투 끝에 왕국을 겨우 되찾고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오디세우스를 통해 완전한 신이 아니라 한계가 있는 인간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할  간은 비로소  가치와 행복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모르파티
내 운명을 사랑하라.




코로나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지금 우리에게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그리스 사람들이 느꼈던 생각과 감정이 큰 울림과 위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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