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 비타
그녀가 죽었습니다.
평생 첫사랑을 사랑했지만 무당의 딸과 종의 자식으로 태어난 죄로 결혼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다른 여인과 결혼하지만 홀로 남은 그녀의 마음에는 그 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평생 거리를 두고 사랑하다가 그녀가 만주에서 죽었습니다. 그녀가 죽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무거움으로 그는 울음을 삼키고 또 삼켰습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8권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녀가 죽었습니다.
그는 그녀를 본 이후로 한 번도 다른 여인을 마음으로 품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후 풍습에 의해 그녀와 그는 따로 결혼을 했지만 그는 평생 그녀를 가슴에 품고 살았습니다. 그런 그녀가 결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병으로 죽자 그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절망의 무게로 자신의 감정을 글을 적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인 1500년 경에 피렌체에서 살았던 최초의 인문주의자인 단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천년 동안 지속되어 온 신 중심의 중세시대의 끝에서 모든 사람이 신으로부터 구원이 최고의 선이라고 이야기할 때 인간의 감정을 처음으로 글로 적고 노래했습니다.
그것은 <돌체 >
즉 달콤함이었습니다.
이후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졌습니다.
그녀가 죽었습니다.
오후 6시가 넘으면 아무도 찾지 않는 아파트에서 그녀는 매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치매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남편을 간병하며 너무 힘들어 남편을 요양병원으로 입원시킬까 생각해보지만 어둠이 찾아오면 아무도 오지 않는 아파트에 혼자 있으려는 두려움에 죽어가는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달콤함을 느끼고 사는 것은 평생 한 번이라도 행복을 느끼고 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행복은 언제나 시간이 지나 늦게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두브로브니크의 아이스크림집인 <돌체 비타> 들러서 달콤함을 즐겨야겠습니다. 아이스크림이 주는 달콤함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느낄 수 있으며 늙어서도 혼자가 되었을 때에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