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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게 하는 남프랑스

아름다움이 시간을 멈추게 하는 여행

by 손봉기
삶은 채움에서 비움의 과정으로 갈 때 비로소 아름다워진다.


아비뇽의 유수로 유명한 아비뇽


1309년부터 68년 동안 7명의 교황이 거주했던 아비뇽의 교황청은 유럽의 고딕 양식의 성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의 생장 예배당에서 화려한 프레스코화를 감상하고 노트르담 성당 뒤에 있는 언덕을 오르면 아비뇽의 랜드마크인 성 베네제 다리가 우아한 자태로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레보드 프로방스에서 빛의 채석장을 만나다.


폐쇄된 채석장을 이용해 만든 미술관으로 입장하면 우리가 아는 명화 속 장면들이 춤을 추며 그 빛들을 뽐내고 있다. 한 발 한 발 걸을 때마다 다가오는 화려한 빛과 원색들이 은은하게 울리는 음악소리에 맞추어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어느새 여행자는 아름다움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고흐의 흔적을 따라가는 아를 여행


기차역 바로 앞에 있는 론강의 산책로를 걸으며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떠올리고 고흐의 <노란 집>을 지나 고대와 중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아를 시내로 접어들면 고흐가 귀를 자르고 입원했던 병원의 정원이 고흐가 보았던 빛을 머금고 여행자를 반겨준다.


늦은 오후 <밤의 카페테라스>의 배경이 되었던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다 보면 사랑스러운 프랑스 남부에 매력에 흠뻑 빠진다.



생폴 드 모졸 수도원에서 고흐의 별을 만나다.


사망하기 3개월 전까지 정신병으로 머물렀던 수도원에서 고흐는 고향 마을을 상상하며 휘몰아치는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다. 고흐의 숨결이 느껴지는 그의 방에서 처절한 고통과 아픔 뒤에 아름다움을 창조한 그에게서 여행자는 먹먹한 감동과 위안을 얻는다.



햇살이 눈부신 프로방스의 소도시 고르도와 루시옹 여행


영화 <어느 멋진 순간>의 배경이 되었으며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고르드에서의 산책을 한 후 붉은빛으로 물든 루시옹의 황톳길의 하이킹은 프로방스 여행의 묘미를 더해 준다.


저녁으로 이곳에 있는 포도밭에서 직접 생산한 와인과 함께 하는 프랑스 가정식은 가장 프랑스적인 여행의 맛을 선사한다.



싱싱함이 흘러넘치는 마르세이유 여행


고색창연한 도시 한가운데 우뚝 솟은 노트르담 성당은 바람 부는 지중해를 바라보며 바다와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었던 마르세이유인들 뿐만 아니라 고단한 여행자들의 마음을 감싼다.


지중해 문명 박물관이 있는 생장 요새를 지나 바다로 나아가면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14년간 갇혀있던 이프섬에 도착한다. 성 안 감옥에 들어서자 억누를 수 없는 절망감에 죽음을 결심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게 전해진 신의 음성이 들려온다.


기다려라. 신은 당신을 사랑하신다.



방스의 로사리오 성당에서 마티스를 만나다.


파노라마처럼 장엄하게 펼쳐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는 달리 마티스는 그 특유의 색감은 물론 화려한 기교와 장식을 모두 배제한 채 오직 예수님의 고통과 구원의 과정을 선 하나만으로 표현하고 있다.


삶은 채움에서 비움의 과정으로 갈 때 비로소 아름다워진다고 마티스는 이야기하였다.



생폴 드 방스에서 샤갈을 만나다.


문패 하나라도 예술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돌로 만들어진 집 사이의 돌길을 걷다 보면 샤갈 무덤이 있는 공동묘지가 나온다. 샤갈이 누워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샤갈의 무덤 위로 자갈과 꽃들이 놓여 있다.


삶의 역경 속에서도 환상적인 주제와 화려한 색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창조한 샤갈은 말했다.


예술과 삶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색은 오직 하나이다.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사랑스러운 색감의 도시 니스 여행


마세나 광장 주위에 있는 구시가지의 예쁜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 후 해안 산책로를 나서면 싱그러운 바다와 함께 수영과 선텐을 즐기는 여행자들을 만난다.


해안 산책로 끝에 있는 니스의 샤토 언덕을 오르면 환상적인 니스의 전경에 여행자는 잊지 못할 추억의 순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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