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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Mar 05. 2022

낯선 도시에서 무의미한 하루

자유와 쓸쓸함

12월 연말연시와 1월 새해 3일을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있었습니다. 모든 식당과 가게가 문을 닫아서 고립된 채 호텔방에서 한해의 끝과 새해의 처음 시간을 보냈습니다.


연말연시는 여행자에게 고행의 시간입니다.


호텔 창밖으로 새해 폭죽이 터지는데 슈퍼에서 마련한 포도주와 하몽으로 외로움을 달래며 겨우 잠에 들었습니다.


그 후로 시간만 나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뮌헨에서 파리에서 런던에서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호텔방에서 24시간 박혀서 보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엄청난 볼거리와 즐길거리보다 호텔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습니다. 외로웠지만 편안하고 자유로웠습니다.


다음날 그 도시에 있는 현대미술관을 갔습니다.


작품마다 난해했지만 행복했습니다. 각자 알아서 느끼고 살아가는 모습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한 번은 로마에 있는 현대 미술관에서 파스타와 소시지로 만든 작품을 보면서 감동했습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소중한 것이라는 저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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