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오늘도 이 길을 걷는다.
지난 2년 동안 수 없이 걸었던 이 길은 봄이면 햇살로 반짝거리다가 여름이면 어김없는 모기떼로 나를 종종걸음 치게 한다. 가을이면 깊고 청정한 땅의 기운을 품어내다가 겨울이면 아무리 걸어도 땀이 나지 않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초입에 늘 선택해야 하는 세 갈래길 중에 한 길을 오르면 어느 길이나 고요함 속에 맑은 새소리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그리고 사시사철 새가 울어된다.
그 울음이 한 번씩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나는 내 그림자를 보며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한 번씩 나이 드신 분이 라디오를 켠 채 마주치거나 여러 마리의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짜증이 나지만 그분들이 지나고 나면 다시 고요가 나를 감싼다.
그 고요 속에 사시사철 무심하게 앉아 있는 바위를 볼 때마다 존재의 황홀함을 느낀다. 수없는 폭풍과 추위속에서 자신의 살을 깍아내는 고통을 이겨내고 그자리에 살아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주의자 마키아벨리는 노년에 온갖 고통과 가난 속에 살면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야기하며 그 삶을 살았다.
천년동안 신 중심의 중세시대를 끝내고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를 열은 단테는 <신곡>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의 별을 따라가라.
2시간의 산행이 늘 즐겁지만 않지만 위로를 주는 것은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고 다시 희망을 꿈꾸게 하게 때문이다.
집으로 가서 오늘은 편안한 잠을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