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세 곳의 구청 중에서 한 곳의 강의를 종강하며 미음이 착잡했습니다. 오늘 강의 내용은 파리의 퐁피두 센터와 현대미술입니다.
퐁피두 센터의 작품을 해설하며 현대미술의 주인은 <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저의 이야기는 아니고 뒤샹의 이야기입니다.
뒤샹은 현대미술의 주인공은 작품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며 작품 앞에서 나의 감정을 탐험하고 알아가는 관객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네가 그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그의 몸짓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아무리 유명한 <모나리자>라도 그 작품을 알아주는 관객이 없으면 가치가 없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한 뒤샹은 관객이 작품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탐험하고 파악하다 보면 자신을 알게 되고 결국은 사랑하게 되는 것이 현대미술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위의 표지에 있는 이우환의 작품을 보여주며 바위처럼 변하지 않는 나 자신을 보며 많이 울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을 버텨온 나 자신을 바라보며 안아주고 토닥거리고 마침내 사랑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또한 바위처럼 변하지 않는 나 자신을 많이 미워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손수건을 선물받으며 나도 신사라고 느꼈습니다. 지긋하게 나이 드신 분이 맑고 따뜻한 눈으로 주신 손수건은 평생 잊지 못할 고마운 선물입니다.
오늘도 소중한 하루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