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봉기 Aug 03. 2022

비현실적인 현실

천개

베르겐에서 스타방게르로 새벽에 출발했다. 원래 일정은 내일이지만 비 예보가 있어 오늘 일찍 출발해서 피오르드를 오르기로 했다.


버스는 배에 2번이나 올라타고 5시간이 지나서야 스타방게르에 도착했다.


환전할 시간이 없어 호텔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카드 결제가 안되었지만 버스 기사분은 그냥 타라고 한다.  북유럽의 여유가 느껴진다.


내릴 때 모든 분들이 버스 기사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예상보다 일찍 스타방게르에 도착했지만 피오르드 정상을 오르기 위한 배편이 없어졌다.  


할 수 없이 터미널 근처에 택시를 타고 새로 난 해저터널을 지나 하이킹 시작점에 도착했다.


모두들 잔뜩 긴장한 채 힘든 경사 코스가 두 군데아 있는 피오르드를 오른다.  



하루 8600 보도 아니고 86보 걷는 친구와 함께 돌길이 이어진 등산길을 한걸음 한걸음 올랐다.


때로는 비틀거리고 때로는 넘어져가면서 2시간의 사투끝에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천개가 열렸다.  





1시간 넘게 아무생각 없이 앉아 있으니 눈앞에 현실이 비현실처럼 느껴졌다.


여유로운 하산길에 느끼는 오후의 햇살이 너무 편하고 아름다웠다.


인생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채우고 살아야 한다.
언젠가는  것이라는 신기루를 지우며 살아야햔다.  




매거진의 이전글 북유럽 찬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