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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May 25. 2023

일상을 지키는 힘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 로마의 황제들

좋은 직장과 행복한 가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자신의 밥상을 걷어차버리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술과 도박 그리고 바람으로 자신의 삶을 마지막 절벽으로 몰아가고 그 끝에 서서야 후회한다. 대부분 어린 시절의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이 병은 그 강도가 약하지만 우울함이나 고독 등으로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한번씩 경험하는 병이기도 하다.


로마의 황제가 평화롭지만 불안한 일상을 견뎌내지 못하고 눈앞의 밥상을 차 버리면 그의 목숨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로마 시민들은 지옥같이 고통스러운 삶을 산다.


평화로운 일상을 유지하는 힘은 고난 뒤에 찾아오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음에서 나온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자기 욕망과의 싸움에서의 획득한 자제력과 겸손에 기인한다.


카이사르의 양자로 지목되어 카이사르의 부관이자 강력한군인인 안토니우스와 함께 집정관에 오른 아우구스투스는 나이도 어렸고 경험도 부족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제국이 된 로마를 다스릴 수 있는 정치적 감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누이인 옥타비아와 정적인 안토니우스를 결혼시키며 동맹을 맺고 로마제국을 동서로 나누어 분할 통치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갔다.


반면 아우구스투스를 애송이 취급하며 자신의 힘과 권력을 과신한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와 이혼을 하고 클레오파트라와 결혼을 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워갔다. 더욱이 자신과 클레오파트라에 나온 자식에게 로마제국을 주겠다는 서약을 했다.


로마 시민들은 황제가 자신들을 돌보기는커녕 자신들의  제국을 이방인에게 맡긴다는 소문을 듣자마자 분노하기 시작하였으며 아우구스투스는 이를 계기로 안토니우스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


군인으로서의 경험과 능력이 안토니우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의 친구이자 자신의 딸과 결혼을 한 아그리파의 군사력과 힘으로 안토니우스를 제압하며 로마 최고의 존엄자로 부상한다.   


로마제국의 최고의 존엄자가 된 아우구스투스는 황제가 되기 전에 친구이자 사위인 아그리파로부터 다음과 같은 충고를 들었다.


황제의 자리는 보통 사람들의 누리는 행복을 모두 포기해야 하며 엄청난 고통을 견뎌야 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두려움에 노출되어 있는 자리입니다.

당신은 그래도 황제를 하시겠습니까?


심사숙고하며 황제에 오른 아우구스투스는 평생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며 겸손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으며 로마 시민들의 빵과 서커스를 제공하는 게 충실하였다. 그는 흙더미의 로마를 대리석으로 재단장하였다.


일상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생 자신의 욕망을 숨기며 인생을 산 그는 마지막 유언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황제로써 역할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면
박수를 쳐주시오


로마제국의 5 현제 중 가장 뛰어난 트라야누스 황제는 로마 출신이 아니라 속주 출신이었다. 오늘날 우리로 치면 동남아에서 이민 온 이민자가 대한민국의 국적을 획득한 후 대통령이 된 것과 같이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 시기 로마는 핏줄이 아니라 능력 위주로 황제를 선출하며 팍스로마나의 시대를 열고 있었다.  


황제가 된 트라야누스는 신분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늘 묵묵히 일했다.


그가 로마 시민들에게 빵을 제공하기 위한 식민지 사업에 최선을 다한 결과 금이 쏟아지는 지금의 루마니아 지역인 다키아를 정복하였으며 황제 중 처음으로 파르티아까지 정복하며 가장 광대한 로마제국을 만들었다.


또한 트라야누스는 원로원을 존중하였으며 알리멘타라는 복지편드를 운영해 국유지를 귀족들에게 임대하고 그 돈으로 빈민구제는 물론 과부와 고아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았다.


자신의 운명에 최선을 다한 트라야누스능 식민지를 개척하고 로마로 돌아오는 배안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그가 죽고 다음의 황제들은 다음과 같이 선서를 했다.


나는 황제로써
아우구스투스의 겸손을 배울 것이며
트라야누스의 업적을 계승할 것을 선서합니다.


5 현제 중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병약 한 몸이지만 북방에서 게르만인들의 폭동을 잠재우며 죽을 때까지 황제로서의 직무를 다했다.


스토아학파였던 그는 그의 책 <명상록>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다시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듯이 죽음은 새로운 탄생을 위한 자연의 현상이다.

인간은 언제나 현재를 산다. 죽음이 임박한 순간 인간은 육체적 고통에 시달린다. 그때 죽음은 인간에게 그 고통을 없애줄 해방자로 인식된다. 임종의 순간 인간은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로마제국은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 그들이 사용한 로마법은 전 세계 나라의 사법적 토대가 되었으며 그들이 사용한 콘크리트는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생각과 목욕문화까지 오늘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로마제국이 위대한 점은 당시 로마제국이 창출한 국민 총생산인 GDP가 1천 년이 지난 영국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어서야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천년로마제국의 힘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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