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봉기 Jun 22. 2023

욕심

세상의 감옥

지난 25년간 운영해 온 여행사를 사겠다는 제안이 왔다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인 강제 휴업과 아내가 아프면서 회사운영이 힘든 가운데 들려온 달콤한 유혹이었다.


여행자들이 원하는 여행을 만들고 인솔을 하면서 여행자들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돕는 것이 이번 생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 일을 그만두려고 하니 마치 내 삶을 돈에 팔아넘기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패키지여행에서 자유여행으로 자유여행에서 유튜브와 플랫폼을 이용한 여행 크리에이터로변화하는 여행시장에서 버티기에는 나의 능력 밖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주식을 51% 넘기는 것으로 협상을 끝냈는데 투자자들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며칠을 기다려달라고 한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


한번 팔려고 마음을 먹자 마음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매일 지옥 같은 시간들이 흘러갔다.


그리고 내쪽에서 먼저 주식을 넘길 의사가 없다고 문자를 보내자 마음이 편해졌다. 욕심이 나를 세상의 감옥에 가두었다가 풀려나는 순간이었다.


피렌체 정치인이자 인문주의자인 마키아벨라는 다음과 같이 했다.


울지 마라
너 자신의 힘을 길러라.


얼마 전 울산에 사는 선배들을 만났다. 학원을 운영하던 선배는 학원이 잘 안 되고 아내가 유방암이 걸리자 학원을 그만두고 낮에는 장례식장에서 일하고 새벽에는 신문배달을한다고 한다. 그는 새벽 2시에 신문을 싣고 달리는 오토바이로 쏟아지는 바람이 인생의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   


한 선배는 자신보다 15살이 많은 동생의 남편이 제일 부럽다고 한다. 처음 나이트에 만나서 임신하고 돌아온  동생이아이의 아빠가 유부남이라고 이야기하자 술만 먹으면 아이의 아빠를 찾아가 욕을 하며 때렸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혼을 하고 동생과 결혼하여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20살 어린 아내와 살고 있는 매제가 부럽다고 한다.


자기보다 15살이 많은 매제를 부러워한 선배는 한 때 남부럽지 않을 만큼 큰 사업을 하다가 파산하여 지금은 그 빚을갚아가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선배에게 지금 단 하나의 소망이 있다고 한다.


제로의 삶



헤어지면서 신문배달하는 선배와 나는 빚을 갚고 제로의 삶을 소망하는 유쾌한 선배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각자도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