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보느리가 들려주는 로마네스크 예술 이야기 30화
[대문 사진] 아비뇽의 베네제 다리
프랑스에서 현재까지 남아있는 로마네스크 시기에 지어진 민간 건축물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거의 대부분이 유적들뿐이죠. 옛날 수도원들에 속한 실용적인 건물들로 아직까지 남아있는 건물은 부르고뉴 지방의 홍뜨내나 브라방 지방의 빌레흐에서 보듯 곳간이나 마구간, 대장간과 여인숙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론 몇 개의 다리들도 남아있습니다. 아비뇽의 생 베네제 다리는 아주 유명한데, 12세기말에 지어진 것으로 로마네스크 건축물로서 정평이 나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영주들이나 부르주아지(중산층) 저택들 또한 몇 채가 남아있죠. 민간 건축물들을 더 열거하면, 생 앙토냉 노블 발에 남아있는 12세기 때 지어진 법정으로 사용하던 곳으로써 나중에는 재판관 저택으로 용도가 바뀐 건물이 있습니다.
건물은 3층 구조입니다. 지상층인 1층 정면 부분엔 세 개의 커다란 아케이드가 나 있습니다. 건물 오른쪽 2층에는 가느다란 기둥들과 조각으로 장식한 굵은 기둥들이 지탱하고 있는 살문[1] 구조로 되어있고, 3층 처마 밑에는 두 개의 창이 서로 짝을 이뤄 하나의 창문으로 된 완전한 반원형 창문들 세 개가 나란히 들어섰습니다.
지롱드 지방의 라 헤올르에는 사자왕 리샤르(1199 사망) 때에 지은 건물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건물은 얼마 전까지도 시청사 건물로 사용하였죠.
옥세르에는 위그 드 몽태귀 주교(1115-1136)가 개축한 지상층에 커다란 거실이 들어선 주교 궁전이 남아있습니다. 2층엔 산책을 위한 회랑이 욘 강변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회랑의 창문은 살문 형태이며, 18개의 창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커다란 창문을 이루고 있습니다. 창문 역시 아케이드처럼 완전한 반원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기둥머리에 조각 장식이 달린 얇고 가느다란 기둥들이 창문을 지탱해주고 있죠.
클뤼니 시에는 옛 수도원이 자리 잡았던 마을(burgus)에 여러 개의 저택들이 남아있습니다. 거의 도성을 방불케 하는 이 수도원 마을은 11세기 중반부터 개발되었습니다. 저택들은 마치 <성 베드로와 성 바울>이란 이름이 붙은 수도원을 에워싸고 있는 듯합니다. 이 규모가 엄청나게 큰 클뤼니 수도원은 개혁에 앞장선 곳으로 유명합니다.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길과 마주한 정면 부분은 지상층에 커다란 아케이드와 문이 나 있습니다. 그 위 2층 벽에는 일렬로 늘어선 살문 형태의 창문들에 의해 구멍이 뚫려있죠. 완전한 반원형 형태를 한 창문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은 제각각인데, 어떤 경우는 하나의 작은 원기둥이고, 어떤 경우는 쌍둥이 형태의 작은 원기둥이며, 이보다 굵은 기둥들이 서로 번갈아 가며 세워져 있습니다.
몇몇 작은 원기둥 기둥머리 장식은 수도원 경내 회랑에 세워진 기둥들 기둥머리 장식에 버금가는 솜씨가 엿보입니다. 안타깝게도 수도원 경내에 세워진 기둥들은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클뤼니에 소재한 다른 옛 건물들에게서 발견되는 특징이라면 지상층의 아케이드가 직사각형의 커다란 대문으로 바뀌었고, 2층에는 아케이드 모양을 한 살문이 나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창문들은 훨씬 수수한 편인데, 서로 쌍을 이뤄 한 짝을 이룬 창문들은 윗부분이 완전한 반원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1] 살문이란 가로 세로 살을 넣어 짠 창문을 가리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