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맞댄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냉기가
콧물과 눈물 되어 흐르는 밤
서울 마포 새벽
셋째 사위 감기 기운 있다고
장인어른께서 식당 문 열자마자 직접 날라 오신
곰탕 한 그릇 얼어붙은 마음 녹이던 날
하루 종일 쿨럭이던 잔기침마저 잦아들었습니다.
따뜻한 밥상머리에서 졸던 기억이
부뚜막을 오가며 흘리던 콧물이
성가신 가난의 밥상을 받아 들어
말간 국물에 눈물을 말아 먹을 때마다
솟구치던 응어리진 설움 밥알과 함께 올올히 풀어져
뜨거운 국물 타고 새카만 가슴속 깊이에서 울먹이던
어린 시절 그날의 국물을 소생케준
곰탕 한 그릇.
후딱 먹어치우고 멀찍이 바라보던
감사의 밥상
줄줄 흐르는 콧물과 눈물에 뒤범벅된
밥상 가득한 사랑 한 접시
행여 자식 생각에 눈물짓던 부모의 마음일랑
맘에 두지 말거라
설설 피어오르는 저 차디찬 한기에
몸 둘 곳 마땅찮은 겨울날
허연 눈 서리처럼 내리는
추억은 설움의 꽃으로나 피어날까
장인어른 장모님의 따뜻한 손 한 번 마주 잡지 못하고
아직도 떠도는 자식 된 도리에 한탄뿐이거늘
아침 밥상에 올려진 곰탕 한 그릇 다 비우고
그릇 가득 다시 퍼담는 독감의 눈물 콧물 한 사발
니나 많이 묵고 감기 뚝 떨치거라
자신의 국물 그릇마저 내 앞으로 밀치시던
한없는 자상함에 기억의 마음 졸여 눈물짓는
이제서야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겨울마저 이겨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