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이 된 여인들

『세상을 바꾼 화가 마네』 178화

by 오래된 타자기



17장-2
(1882)



파리 암스테르담 거리 77번지에 위치한 마네만의 세계 아틀리에는 다시 한번 모습을 일신했다. 이제는 도저히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없는 관계로 지인들이 아틀리에를 자주 드나드는 도리밖에 없었다.


프루스트와 샤브리에르가 아틀리에를 드나들었다. 말라르메와 르누아르도 아틀리에를 자주 찾았다. 귀유메와 나다르, 카롤루스와 모네, 시슬레와 피사로, 드가, 프랭 역시 아틀리에에 자주 모습을 나타냈다.


마네의 그림을 마지막까지 수집하려고 애썼던 에프뤼씨, 폴 베르나르, 되동 그리고 마르셀 번슈타인도 빼놓을 수 없는 방문객들이었다.


위렐 신부 또한 격주마다 아틀리에엘 들렀다. 그들 모두가 발길을 이어가면서 아틀리에에서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이따금씩 팡탱이 얼굴을 디밀었다. 휘슬러 또한 가끔씩 아틀리에에 모습을 나타냈다. 보들레르, 바지유, 뒤랑티처럼 세상을 떠난 친구들만이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눈물짓게 만들 뿐이었다.


마네의 아틀리에는 늘 사람들로 붐볐다. 여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잔은 마네가 있건 없건 거의 매일이다시피 아틀리에를 들렀다. 메리 로랑은 늘 이웃해 살고 있었다. 그녀가 올 수 없는 때에는 엘리자를 통해 신선하고도 상큼한 꽃다발과 함께 그녀가 직접 고른 과일들을 안겨 보내곤 했다.


사교계와 화류계 여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쉬제뜨 르매흐, 마담 미셀 레비, 발테스 들라 비뉴, 마담 뒤 빠띠, 이르마 브뤼네흐, 결혼한 이후로도 여전히 가까웠던 에바, 마리 꼴롱비에, 이사벨 르모니에, 느닷없이 무슨 대가라도 치를 테니 자신의 인물화를 그려달라 하면서 그림값은 전혀 지불할 생각조차 없던 졸라의 아내 역시 아틀리에를 드나들었다.


마네는 아틀리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들을 각자 한 명씩 그려가면서 완성된 그림은 반드시 그녀 자신들에게 기증할 것이고, 또한 그림은 딱 한 점만 그릴 것이라며 그녀들을 설득했다. 혹시라도 그녀들이 불안해할까 봐 전전긍긍했던 탓에 불편한 심기마저 달래주려 애쓴 결과였다.


엘리자(Eliza)와 메리 로랑(Méry Laurent)
쉬제뜨 르매흐(Suzette Lemaire)와 마담 미셀 레비(Madame Michel Lévy)
발테스 들라 비뉴(Valtesse de la Bigne)와 마담 뒤 빠띠(Madame du Paty)
이르마 브뤼네흐(Irma Brunner)와 에바(Eva)
이사벨 르모니에(Isabelle Lemonnier)와 마리 꼴롱비에(Marie Colombier)
마담 졸라(Madame Zola)와 마담 기유메(Madame Guillemet)


하지만 1879년부터 1882년 사이에 마네가 예쁘장하게 생긴 이사벨 르모니에를 그린 인물화만 여섯 점이 넘었다. 마네는 분명히 그녀에게 애정을 품은 게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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