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사진] 네이버 블로그 순하랑 <Life is good>에서 따옴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하루가 지쳤다.
늦은 잠에서 깨어난 오후
부스스 불길한 꿈을 뒤척이며
일용할 양식 걱정이 앞서는
한 끼의 식재료마저 떨어진 지 오래
무심히 한쪽 구석에 밀쳐둔
감자들에게서 싹이 트는 햇볕 가득한 베란다
한낮의 열기에 이파리마저 내밀 듯한 모양새가
앙갚음의 칼날로 도려내기는커녕
이리저리 어루만지다 흙마저 털어내는 한낮
푸르른 잎사귀마다 피어나는 감자꽃을
상상해 본다 떠올려만 본다
빗질하지 않은 일상이 때론 서투를 때도 있는 법.
한 끼의 재료가
피가 되고 살이 되기도 전에
다시 흙으로 돌아가면
감자는 꽃으로 먼저 피어난다.
잠결에 얼룩진 일용의 식탁에 올려진 꿈 송두리째
흙 털어낸 감자꽃 누군가의 글처럼
연보라색 피다 말 생명이 애처로워 지켜만 본다
시듦이 안타까워 말없이 한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