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by 오래된 타자기


꿈을 꿨습니다.

소스라쳐 잠에서 깨어나니

당신이 곁에 없었습니다.


꿈을 꿨습니다.

검은빛에 가까운 흑갈색 마호가니

나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 보는 꿈이었습니다.


일어서서 당신이 앉을 수 있도록

살며시 의자를 당기고는

당신이 앉을 때를 기다려

나무 등받이 의자 손잡이를

두 손으로 살포시 잡고 있었습니다.


공손해 본 적이 없는 내가

당신한테만 공손한 이유는

호들갑스럽지 않은 샹들리에가

지켜보기 때문입니다.

텅 빈 탁자의 침묵마저도

우리 사이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내가 앉은 쪽의

나무 탁자 맞은편에 앉히는

꿈을 꿨습니다.

기뻐서 소스라치듯 꿈에서 깨어나 보니

곁에 당신이 없었습니다.


공손하지 않은 내가

당신께만 공손한 이유는

삼십 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늘 당신을 그리워했기 때문입니다.


이제서야 꿈으로의 초대가 가능하다면

흑갈색 나무 탁자 위에

꽃병도 하나 놓고

촛불도 밝히고 싶습니다.


영원히 타오를 그리움

그 눈부신 밝음을 위해

비록 꿈일지라도

그 꿈에서 깨어나지 않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