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리 스퀘어

소설 『검은 템플 기사단』 15화

by 오래된 타자기


제1부 2-3



미국 플로리다

키웨스트 섬

지금 현재


네 대의 경찰 차량이 전속력으로 달려와서는 가브리엘 앞에 멈췄다. 그녀는 앙투안의 손을 잡고 해수욕 용품을 팔고 있는 가게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앙투안 마르카스는 휴지를 꺼내 들고는 아작이 난 코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것을 훔쳐냈다.


“너는 내가 퐁크에게 피부미용을 위한 외과병원 주소를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해?”


가브리엘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경찰들이 슬로피 조에스 클럽을 수색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제기랄, 만일 그들이 너를 수갑 채워 끌고 간다면, 그들은 너를 플로리다 주 정부 판사 앞에 세워놓을 거야. 넌 정말 멍청이 같아.”


앙투안은 싱글싱글 웃기만 했다. 이런 천성은 그의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형질이었다. 그는 술만 마시면 명랑해졌다.


“그들은 누가 그런 일을 벌이는지 몰라. 내가 형사잖아. 템플 기사단 보물도 내가 발견한 거고. 마담! 안 그래요?”


경찰 호송차량 두 대가 나타나 모든 길을 바리케이드 치고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거기 그대로 있어, 앙투안! 뒤쪽에 혹시 출구가 있는지 여점원에게 물어보고 돌아올 테니까.”


앙투안은 탈의실 옆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벽에 붙어있는 광고 포스터에는 두 명의 젊은 여자들이 최신 유행 속옷으로 갈아입는 중이었다. 앙투안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들 엉덩이를 훔쳐보았다. 모델들은 괴상망측한 문구와 함께 나란히 서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해변의 여인(Bitch on the Beach). 미국 서부극에서나 나올법한 술집에서의 난투극 뒤에 이처럼 기막힌 일이 있을까 싶었다.


이처럼 기막힌 벽돌 굽기와도 같은, 술에 꼴아 본 적이 언제 있었던가? 대체 이런 것이 삶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호주머니 안에서 무언가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앙투안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자의 목소리가 웅얼거렸다. 멀리에서.


“앙투안 마르카스 형사반장님이십니까?”


“예! 그런데요. 아직도 남은 일이 있나요?”


“경찰청으로 한시바삐 복귀하셔야 합니다.”


앙투안은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자꾸 실없는 웃음이 터져 나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핸드폰이 계속 댕댕거리다가 무거운 음성으로 이어졌다.


“안녕하십니까? 형사반장이시죠?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내시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까?”


“아뇨, 괜찮습니다. 마침 전화 잘하셨어요. 외교적인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거든요. 제가 헤밍웨이의 얼굴을 갈겼거든요! 키웨스트 섬에 있는 제게 샤를 드골 항공모함을 보내주세요.”


앙투안은 아주 쾌활한 기분으로 바뀌어 있었다. 코에서 흐르는 핏방울이 휴지에 보랏빛 돌고래 문양으로 얼룩져갔다.


“어라, 손위로 피가 떨어지네! 하하하!”


“형사반장! 괜찮습니까?”


“너 뭐라 했어? 지금. 경찰 이 끄나풀 같은. 너 같은 건 내 살아있는 한 절대 볼일 없다. 난 여기에다 망명 신청을 할 거야. 프랑스는 더 이상 비전이 없어.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앙투안! 됐어. 그만해…….”


“하 참! 내 아들. 저게 네게 이상하게 구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야! 네가 알 필요는 없지만, 여기 어니스트 책 한 권이 있다. 「갖느냐 마느냐」라는. 허 참! 내게 그게 있다니까. 그럼 먼저 네가 경찰청장이라고 밝혔어야 옳지? 왜 신분을 숨기고 그래? 너 프랑스 헤밍웨이 아냐? 맞지?”


앙투안이 히죽거렸다. 가브리엘은 분통이 터져 나오는지 앙투안의 핸드폰을 빼앗았다. 그녀가 전화를 이어갔다. 그녀의 눈이 불꽃을 튀겼다.


“전 잘 모르겠는데 누구신가요? 앙투안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에요.”


“악마에게나 보내버려.” 앙투안 마르카스가 소리 질렀다. “고통스럽지만 나는 네게 이 아가씨들과 같은 짧은 속옷을 사줄 거야. 장밋빛 핑크. 그 자식이 네 속옷을 좋아할 게 틀림없어. 네 퐁크 말이야, 짧은 속옷이나 좋아할 놈. 너희들 두 년 놈은 핑크 퐁크가 되겠지.”


그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지 킬킬거리기까지 했다. 가브리엘은 저만큼 떨어져서 전화를 계속 받았다. 전화기 멀리에서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구분한테 전해주세요. 휴가가 끝났다고 말입니다. 그는 즉시 파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마이애미 영사가 전세 낸 제트 여객기 한 대가 두 분을 국제공항까지 모실 겁니다. 공항까지 이동하실 수 있도록 내일 오전 7시에 키웨스트 섬에 도착할 겁니다. 그다음엔 11시에 이륙하는 에어 프랑스 비행기에 탑승하셔야 합니다. 전화받으시는 분께서는 그분을 잘 보살펴주실 수 있으시겠지요? 영사가 두 분의 비행기표를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가브리엘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휴가를 즐길 자격이 있는데요. 이번 휴가 말입니다. 프랑스는 그에게 엄청난 신세를 졌고요. 그는 보물을 발견하고…….”


경찰청장은 그녀의 말을 잘랐다.


“잠깐만요. 이번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여기로 와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한시바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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