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메이슨 집회소

소설 『검은 템플 기사단』 23화

by 오래된 타자기


제1부 4-3



영국 옥스퍼드

지금 현재


회의가 시작되면서 유령들의 머리가 소스라치듯 놀라 떨고 있었다. 처음 벌어진 광경이었다. 어떤 이들은 아연실색한 표정이었고, 다른 이들 또한 몹시 긴장한 얼굴이었다. 의장은 단상에 팔꿈치를 한 채, 깍지 낀 손으로 턱을 받쳤다. 그는 마음속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말미암아 망설였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도박과도 같은 일들은 도저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의장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여러분 모두는 우리의 목적을 알고 있소. 이제까지 이야기된 것들은 나라는 사람을 일순간 엄청난 곤경에 빠트리고 말았소. 지금 이 순간 여러분들이나 나나 똑같이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나 역시 그것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만 말씀드리겠소. 병행하여 묵시록은 우리에게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소. 아주 공손한 마음으로 나는 여러분에게 이 일을 맡기고자 하오. 담당 형제분께서는 투표의 필요성에 관한 문제점을 제기해 주셨으면 하오.”


허리가 구부러진 사내가 일어섰다. 의장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나는 당신이 선택한 것이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기를 원하오. 각자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오. 어둠이 당신을 인도할 것이오.”


담당 형제는 신전 입구에 세워진 둥근기둥들 가운데 한쪽 기둥 뒤쪽에 설치된 작은 장롱을 열었다. 거무스름한 빛깔의 금속으로 제작된 작은 상자를 꺼내 들고는 의장석에 올려놓았다.


상자에는 붉은 십자가가 새겨져 있었다. 상자 깊숙이 새어 나오는 가느다란 빛줄기가 탁자 위에서 원환을 만들어갔다. 서쪽에 있던 유령이 서랍에서 열쇠를 꺼내 자물쇠 금고에 집어넣었다.


여기까지가 오로지 신입회원들의 입회를 받아들이기 위한 투표를 진행하는 일에 해당했다. 원리는 아주 간단했으며, 이 지상의 모든 집회소에서 실제 벌어지는 상황 또한 그러했다.


형제들 각자는 서로 다른 색깔을 띤 2개가 한 벌인 공을 갖고 있었다. 하나는 빨간색이고 다른 하나는 검은색 공이었다. 투표가 시작되면 형제들은 각기 상자 안에 2개의 공 가운데 하나를 집어넣었다. 빨간 공은 찬성을 의미하며, 검은 공은 반대를 뜻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프리메이슨 집회소들의 관례에 비춰볼 때, 또 다른 변화라 할 수 있는 하얀색은 긍정의 색깔이었다.


회원은 도합 의장을 포함하여 13명의 형제자매들로 구성되었다. 구성원이 홀수로 된 것은 표결을 할 때 결정을 분명히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의장은 가장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위하여 회원들 가운데 적어도 4명의 표들을 예견하고 있었다.


회원들은 점점 집회소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가는 수석 감독관의 입장을 따랐다. 자신의 진영에서 의장은 5명의 표를 계산에 넣을 수 있었다. 비록 아주 협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의장의 직함을 지닌 자신의 입장을 고려해 볼 때, 투표 결과가 자신에게로 기울어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의장은 손을 내리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명의 집을 여시오. 그리고 여러분들의 삶을 펼쳐놓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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