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검은 템플 기사단』 31화
제1부 6-3
프랑스 파리
지금 현재
여름철 세느 강변로는 길가에 쭉 늘어선 대형 관광버스들이 온갖 국적의 패키지 관광객들을 쏟아내느라 연일 북적거렸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허가를 받지 않고 길거리에서 시원한 음료를 팔고 있는 이들 또한 부쩍 눈에 띄었다. 한낮이 되면 더 늘어날게 틀림없었다. 멀리 이동식 수레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노점상이 눈에 띄었다. 노점상 앞에 배가 툭 튀어나온 남자가 온갖 언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난리를 치는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남자의 등을 보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라 여겼는데, 실제로는 덩치가 훨씬 더 커 보였다. 앙투안은 아이들을 요리조리 헤치면서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뚱보 형제였다. 그는 기다란 원뿔 모양의 아이스크림 컵에 수북이 담긴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게걸스럽게 핥아먹는 중이었다. 그것도 시커멓게 세 스푼이나 담긴 아이스크림을.
뤼쉐(자의적으로 ‘양봉장’이란 뜻) 국장인[1] 뚱보 형제는 손에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이 조끼까지 갖춰 입은 양복 위로 떨어질까 봐 몸을 구부정한 채 서 있었다.
앙투안이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몽마르트르의 성심성당에서였다.[2] 보물을 발견하자마자 앙투안은 그에게 곧바로 이를 알렸다. 뚱보 형제는 엄정하게 선발된 경찰 팀을 꾸려 함께 그에게로 바로 달려갔다. 두 사람은 총에 맞은 엠레흐 신부의 시신을 수거하고 이를 신고한 약간은 지나친 호기심에 차있는 수녀를 다시 봉쇄 수도원으로 돌려보냈다.
가브리엘과 다 실바 신부와 함께 두 사람이 익명의 아파트에서 사건 상황에 대한 논의를 끝낸 것은 새벽 3시를 지나서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른 새벽에 다시 앙투안의 아파트로 이동했다. 모든 일은 뤼쉐 국장의 손에 달려있었다.
뚱보 형제는 입을 크게 벌리고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맛있네. 한 입 먹어볼래?”
“아니 괜찮아. 네가 먹는 걸 보니 영 맛없어 보인다. 그런데 너 있잖아. 살아오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다이어트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니?”
“했지. 군대에서 30년간.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야. 네가 디지피엔(파리 경찰청 약자)에 소환되었을 때 너도 정말 빵빵하더라. 자칫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곤드레만드레 술 취한 앙투안 마르카스. 믿을 수가 없어. 그렇게 취하다니. 나쁘진 않아. 코 뼈가 부러지도록 마시는 것도…….”
“지옥에나 거꾸로 처박혀라.”
뤼쉐 국장은 낄낄거렸다.
“지옥에 떨어지는 것도 좋지. 기사가 우리를 기다린단다. 지옥을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 내 너를 반드시 끌고 가마.”
[1] 『인 노미니(In Nomine)』, 포켓(Pocket) 문고, 2010, 참조.
[2] 『제7의 템플기사단(Le Septième Templier)』, 플뢰브 누아르(Fleuve Noir) 출판사, 201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