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 처치

소설 『검은 템플 기사단』 38화

by 오래된 타자기


제1부 8-3



영국 런던

템플 거리

지금 현재


템플 처치 입구에 도착한 훼인스워드 경은 나무로 된 교회의 육중한 문을 밀었다. 문짝이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선선한 공기가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듯 가볍게 스쳤다. 공기에 뒤섞인 미묘한 향 내음이 각자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성가대원들의 목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퍼져나갔다.


훼인스워드 경은 엄숙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템플 처치는 최초의 교회였다. 템플 기사단의 정신은 여태껏 남아있었다. 돌에 수정처럼 박혀있으며, 거대한 몸을 눕힌 중앙 회중석에 차디차게 응결되었을 뿐 아니라 신자석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는 가운데 저 높은 고딕 둥근 천장 아래에까지 자리하고 있었다. 가엾은 템플 기사단들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분연히 일어나 세상을 정복하고자 다시 성지를 향해 출정하기 위해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만을 고대하던 자들이었다.


훼인스워드 경은 횡와상(누워잠든 형상의 돌무덤 조각상)들을 잠깐 바라보고는 이내 교회 내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진에는 성가대원들이 집결하여 제단을 중심으로 빙 둘러싸고 있었다. 그는 중앙 회중석에 나있는 기둥들 사이로 걸어가서는 떡갈나무로 만든 의자들이 쭉 늘어서 있는 곳 가운데 좌석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빨간 수단을 입은 신부와 같은 줄의 신자석이었다.


신부는 성가대원들의 합창소리에 감동한 표정으로 앞만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사제는 둥근 눈매에 사람을 꾈 수도 있을 것 같은 육감적인 입술을 지닌 용모에다가 그가 입고 있는 수단과 딱 어울리는 용모를 갖춘 모습이었다. 사제는 성가대원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러면서 살그머니 새롭게 나타난 이에게로 바싹 다가가 앉았다. 신부가 중얼거렸다.


“그들은 마침내 그를 붙잡았도다. 너무 늦지는 않았으리라.”


“실례합니다. 뭐라 하셨나요?” 신부가 낮은 목소리로 영국 귀족에게 대꾸했다.


“미사곡 마지막 부분입니다. 그렇고 말고요. 벌써 두 달째 연습을 반복하고 있어요. 내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합창 연습이 완벽하게 마무리될 것 같지 않아요. 사실, 가져왔나요?”


“예. 행운이 절 도왔습니다.”


신부는 그에게로 머리를 돌렸다. 상냥하고 쾌활해 보이던 신부의 표정이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듯이 마치 주사위가 던져졌다는 듯한 단호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신부는 무거운 표정으로 훼인스워드 경을 바라보았다.


“크리스투스 상투스.”[1]


신부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뜨거운 열기 탓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훼인스워드 경! 당신은 정말 잘 되리라 믿어요? 내가 말하는 것은, 계획이 너무 방만하지 않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이죠. 그게 바로 궁극적 목표입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복구 사업은 한 번도 중단된 적 없이 착착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우리에게 내린 자가 누구냐는 거죠? 우리가 상대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세력이 아닌가 해서요.”


“뒤로 물러서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우리 프리메이슨 단 의장처럼 신부님도 두렵습니까?”


“아니……. 그런 게 아니고, 그러나 한 사람의 단원으로서 나는 상자에다 검은 공을 집어넣었어요. 나는 당신 편에 속하지 않아요.”


훼인스워드 경은 끓어오르는 노기를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그는 신부와 함께 검은 템플 기사단 전체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이해합니다. 그리고 전 신부님의 처지를 충분히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안은 우리 멤버들 다수에 의해 결정된 것입니다. 신부님께서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시 런던 시티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영광의 미사곡」 마지막 부분은 교회 내진을 뒤흔들고 있었다. 그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마음을 어지럽히는 가장 이교도적인 울림이었다. 그가 검은 템플 기사단에 입회했을 때 이후로 처음으로 겪는 양심의 가책이기도 했다. 양심의 가책으로 그는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등골에는 싸늘한 전율이 흘러 퍼졌다. 모든 것 역시 그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1] 미사곡 서송 합창 시 3번 연달아 부르는 삼성창으로 ‘거룩하시다’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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