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검은 템플 기사단』 45화
[대문 사진] 프랑스 대통령 궁전인 엘리제 궁전
제1부 10-2
프랑스 파리
세느 강 우안
지금 현재
대통령은 세 사람이 배석한 세 번째 인물 쪽으로 돌아섰다. 세 번째 인물은 반백의 머리를 하고 있었다.
“마르카스 씨! 디지피엔에 대해 상당 부분 자세히 알고 계시겠지만, 이 자리에서 바실 샤르팡티에 씨를 소개하오. 베르시 재무부 고위공직자이시오. 물론 정무 부분 수석이시기도 하고.”
앙투안 마르카스는 고개 숙여 인사했다. 대통령은 그를 잠시 팔로 안은 채, 인사를 나누고는 잔디밭으로 나섰다.
“난 반장께 개인적으로 감사드리고 싶소. 그리고 당신이 이 일에 계속 관여해 주기를 부탁하오. 전임 대통령께서 이미 바티칸과 협의를 끝마치셨소. 사크레 쾨르에서 발견된 상당량의 발견물들을 공정하게 양분하기로 합의했소. 성심 성당은 프랑스 영토에 세워진 바실리카 대성당이고 템플 수도회는 교황청의 권위를 드높인 수도회라 할 수 있기 때문 아니겠소? 따라서 이 보물을 두 나라가 사이좋게 양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오. 바티칸은 우리의 친구이지만, 이 일로 우리와 사이가 불편해진 것도 사실이오.”
“공사를 한다고 대성당을 폐쇄한 곳은 어딥니까?”
“맞소. 둥근 천장을 다시 수리하기 위한 필요성이 긴급하게 제기된 관계로 폐쇄한 것이오. 왜냐면 거기서 보석들과 황금을 찾아내야만 하니까 말이오. 내 판단으로는 이번 발견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오.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만나처럼 재정난으로부터 국가를 구해줄 것 아니겠소. 공사를 위해 곧 조사관들이 파견될 것이고, 신중하게 공사를 벌여야 하는 관계로 인부들은 바티칸에서 파견할 것이오. 물론 우리도 신중하게 대처하기 위해 프랑스 건축회사 소속 건축가가 입회할 예정이오.”
앙투안은 부자연스러운 가운데 실소가 터져 나오는 걸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국왕 필리프 르벨(필리프 4세)은 생 드니 바실리카 대성당에 묻히는 것을 대단히 기뻐했습니다. 왜냐면 좀 더 정확히 말씀드려서 그가 템플 기사단을 완전히 척결한 것은 국가 재정난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궁금해하는 것은 대통령께서 이 역사적인 보물을 어떻게 하면 금속 화폐로 또는 현금화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만을 고민하고 계시다는 것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저속한 장물아비처럼 다이아몬드를 불법으로 유통하시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뚱보 형제는 앙투안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고 싶었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반면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다.
“허 참! 내게도 생각이 있소이다.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잘 되리란 믿음도 있고. 일단 보물을 완전히 다 찾아내면 모자이크를 다시 붙이고 이를 위해서는 한 달 남짓 걸릴 예정이오. 발굴한 보물은 대중에게 공개될 것이오.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그에 대한 충격파도 대단할 것이라 생각하오. 우리는 바티칸과 공동으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영구히 전시할 계획도 갖고 있소.”
“저는 전적으로 대통령님 말씀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제가 질문을 드린 요지에 적절한 답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르카스는 마치 미몽에서 깨어난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베르시 재무부 감독관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압류된 물건들을 매매할 때, 법정 화폐 가치로 얼마가 되는지를 공표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발굴된 보물 역시 법정 화폐 가치와 역사적 가치가 얼마가 되는지를 공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재무부 베르시 부서에서는 열 번이나 그 고유한 가치, 즉 진가를 가늠해 보고자 시도했습니다. 추산컨대 아마도 보물의 가치는 약 100억 유로나 그 이상이 될 것이라 추정됩니다. 다만 이제까지 정부가 이런 일을 다뤘던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통령은 손을 흔들었다. 그의 얼굴이 웃음으로 활짝 펴졌다.
“물론 우리들 가운데에서는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오. 그렇지만 모두가 성공한다는 점만큼은 확실하오. 왜냐면 프랑스인들은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느긋하게 보물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우리가 돈을 빌릴 수 있는 든든한 자산이 확보된 셈이기에 신용평가 기관이 함부로 우리의 신용을 평가 절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오.”
네 명의 남자들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앙투안은 침묵에 빠졌다. 일련의 상황에 비춰볼 때, 무엇인가가 그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엠레흐 신부는 무슨 일을 한 거죠? 신부는 더군다나 교황의 자문관으로서 템플 수도회의 후예들을 도살한 주모자였습니다. 그는 특별대우를 받으면서 명백한 음모에 연루된 자인데, 제가 해야 할 일은…….”
그 순간 뚱보 형제가 마르카스의 팔뚝을 잡았다.
“넌 이 불쌍한 인간이 자발적으로 행동했다는 걸 명심해야 해. 이미 사망한 신부의 측근들이 증거가 충분한 의료 진단서를 우리에게 전송해 줬어. 엠레흐 신부는 정신적으로 심한 충격으로 말미암아 고통스러워했다는 거야. 우리는 그 흔적들을 지워야 하는데……. 사크레 쾨르에서의 사고나 바티칸의 군경인 장다르므리가 이탈리아로의 시신 운구를 책임지고 있다는 거야. 교황청과 일이 분산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그걸 막을 길이 없네.”
앙투안은 심장이 뛰면서 피가 쏠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대통령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굳어졌다.
“그렇소. 나는 당신을 지휘책임을 수행하는 자리에 천거할 예정이오. 수사반장! 당신이 이 일에 관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은 당연한 거요. 그에 합당한 포상을 충분히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내무부에 건의해서 승진자 명단에서 우선적으로 당신부터 승진시킬 것을 권유함과 동시에 모든 지역을 관할하는 책임부서에 배치할 예정이오. 당신 동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코트 다쥐르라는 것도 알고 있소.”
뚱보 형제는 한술 더 떠서
“게다가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어. 대통령께서 개인적으로 그런 일까지 하실 순 없잖아. 너는 알아야 해. 그 이유가 뭔가 하면 나야말로 네 자랑스러운 가슴에 훈장을 달아주고 싶다는 거야. 그것이 내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이자 자랑이기도 하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