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검은 템플 기사단』 96화
제2부 25-2
영국
런던
도심
세인트 메리 엑스 타워는 조명으로 말미암아 밤에도 찬란히 불타올랐다. 수많은 형형색색의 야간 조명등들이 타워 전체를 수놓는 바람에 어디가 어디인지 정확히 층을 구분하기조차 어려웠다. 타워 꼭대기 삼각형에 불이 들어왔다가 꺼졌다가를 반복했다. 삼각형 골조는 타워 정상 부분의 토대를 이루고 있으며, 길쭉한 포탄 모양의 골조 구조물로 자리 잡았다.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재능이 빛나는 이 타워를 가리켜 고집 세기로 유명한 옛 런던 시민들은 커다란 오이지[1] 같다고 놀려댔다. 2000년에 공사가 시작된 마천루는 42층 높이로 그때까지 지어진 건물 가운데 런던 시티에서 제일 높은 타워임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 기발함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독창성에 대한 논란은 건축의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최선을 위한 방식이었느냐 아니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냐를 놓고 논란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이상야릇하게 생긴 세인트 메리 엑스 타워는 아래에서부터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아주 곤혹스럽게도 보험회사들로만 빽빽이 들어찼다. 이 보험회사들은 스위스 리(Re) 재보험회사 계열의 회사들로 타워를 가리키는 또 하나의 이름이 되었다.
모든 종류의 보험을 다루는 대리점들과 함께 무역은행 지점들이 들어섰다. 개인적으로 메이페어나 벨그라비아에 아파트들을 소유하고 있는 재정적으로 풍족한 이들은 런던 시티 안에 새로 지어지는 오피스텔들마저 사들였다. 오피스텔들에는 아주 저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들의 진찰실들도 눈에 띄었다. 진찰받으러 온 이들은 진찰실에 놓인 침대 겸 쿠션이 달린 기다란 의자에 다리를 뻗고 누워 유리창을 통해 수도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까지도 덤으로 즐길 수 있었다.
시계가 새벽 5시를 알렸다. 잠 속에 빠져있는 심리학자들은 오직 그들의 무의식 상태를 탐색하고 있었다. 타워 전체 가운데 오직 33층만이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인 콘코르디아 신용평가 회사 야간 근무자 사무실에서 흥겨운 아시아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사무실은 작은 칸막이가 처져있고 독립된 박스 형태로 10명의 직원들이 오전 증권 거래 현황을 유의 깊게 체크하고 있었다. 그들이 지켜보고 있는 일본 주식시장이 한바탕 요동을 치면서 지켜보는 이들 모두가 진땀을 흘렸다.
도쿄 증권 거래 시장에서는 현지 시각 오후 2시부터 니케이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모든 주식이 폭락을 거듭해 갔다. 금융가의 큰 손이라 할 수 있는 두 마스토동뜨[2]인 미쓰비시와 스미토모는 그들의 예상을 뒤엎고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주식 폭락장을 이끄는 요인은 투자가들이 대거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발생하게 되었다. 주식시장에서의 불안요소로 등장한 주가 폭락은 단지 재정상의 악화를 초래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본 열도 전체에 금융기관들에 연쇄반응을 일으킴으로써 투자가 크게 위축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었다.
일본의 특수성에 비추어볼 때, 규모가 어마어마한 산업적 카르텔이 세계 금융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더 크게 확대될 수도 있었다. 프랑스를 예로 든다면, 토탈 정유회사 그룹과 푸조 자동차 그룹 그리고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 그룹이 하나의 거대한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일본 증권거래소가 마감되기까지에는 아직 몇 시간이 남아있었다. 콘코르디아 유한책임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여기저기 컴퓨터 좌판을 두드리며 모니터 화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원자력 연구소에 비상벨이 울렸을 때의 상황을 방불케 했다. 경제 위기 때와 같은 검은 요일이 시작하고 있었다.
사무실 가구와 머리를 쥐어짜 발명해 낸 듯한 집기들이 한데 뒤섞여 있는 사무실에서 스웨덴 디자이너가 구상해 낸 물방울 형태의 철제 의자에 앉아 진두지휘를 하던 최고 책임자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이 벽시계를 자꾸만 들여다보았다. 사무실 공기가 탁해질 대로 탁해져 두통마저 일어난 탓에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도 커피가 목젖을 타고 도로 넘어올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월 상여금은 포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콘코르디아는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도쿄 주식시장에서만 자그마치 2천4백만 파운드를 날려버렸다. 이는 적어도 다른 아시아 주식시장들에서 날린 전체 액수에 버금가는 금액이었다. 그에게는 이제 빗나간 정보를 가지고 잘못 투자한 책임에 따른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숙제만 남아있었다. 그가 일본 기업들 주식을 매입하고자 최고 등급인 에이(A) 3 배수로 자금을 배당한 것이 벌써 두 번째였다.
최고 책임자는 유리창 밖을 내다보았다. 어둠에 잠겨있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그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모두가 잠든 밤 도시가 깨어나려면 아직도 몇 시간이나 남아있었다.
그는 한편으로 아직도 잠자고 있을 이웃집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들은 그들이 모여 사는 켄싱턴이나 메이페이 아파트에서 수 천 킬로 떨어져 있는 증권거래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드라마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었다. 아내도 델슨 앤드 크리스퍼 사에서 생산한 침대 시트에 몸을 둘둘 말아 감고 깊은 잠에 빠져 있을 터였다.
지난 6개월간을 새벽 근무 팀에 속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매일 한밤중에 집을 나서서 사무실로 출근하여 고객들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아시아 주식시장을 탐색하고 분석하고 투자하고 있었다.
서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도심을 바라보았다. 짙은 어둠 속에 잠겨있기는 마찬가지였으나, 거대한 건물들은 대충 헤아려볼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생 폴 대성당의 둥근 원형 지붕인 돔이 한눈에 들어왔다.
무연탄 빛의 전화기에서 조그만 빨간 불이 깜빡였다. 그는 피곤에 절은 표정으로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낯익은 목소리가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여보세요. 가스퍼! 해가 뜨는 나라가 우리에게 후쿠시마를 다시 여행하게 만들어 주었네요. 지금 증권 거래 동향을 지켜보고 있나요?”
그는 벌떡 일어섰다. 회장은 절대 이 새벽 이른 시간에 사무실에 올 리가 만무했다. 그런 그가 나타났다. 즉시 모든 것을 감출 필요가 있었다.
“아 그렇습니까?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아무 일도 없다 하던데요. 지난주에 이미 그들이 예상하고 있는 주식 동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일본 주식을 매입하라고 추천해 줬습니다.”
“많이 날렸나요?”
“송곳 질문입니다. 다시 평가하라고 주문을 내렸습니다.” 최고 책임자가 대꾸했다.
“송곳 질문이라……. 발킨! 괜찮으면 지금 내 집무실로 오세요.”
책임자는 일 분도 안 걸려 층계를 절반쯤 뛰어 내려갔다. 훼인스워드 경을 절대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그는 런던 타워와 사우스뱅크 건물이 한눈에 들어오는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드넓은 집무실로 들어섰다.
실내장식은 초라하고 볼품이 없을 정도로 극도로 절제된 느낌이었다. 집무실 한가운데에는 검은 현무암으로 된 기다란 회의용 탁자가 놓여있었다. 탁자 양쪽은 비행기 날개처럼 안쪽으로 굽어있었다.
커다란 유리창 정반대 편 벽 한가운데에는 안개에 휩싸인 스톤헨지 풍경을 담은 커다란 직사각형 크기의 흑백사진이 걸려있었다. 출입문 옆 한쪽 구석에는 침묵으로 외치고 있는 조각가 자코메티의 깡마르고 홀쭉한 인체 조각상이 세워져 있었다.
의자는 단지 두 개만 놓여있었다. 회의용 탁자 양방향에 시커먼 텅스텐으로 만든 의자가 각각 하나씩. 그게 전부였다. 음울하고 싸늘한 미니멀리즘.
가스퍼 발킨은 훼인스워드 집무실에만 들어오면 항상 착잡하고 불길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느낌이었다. 마치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특권을 지닌 몇 안 되는 간부들과 같은 심정이었다.
집무실에는 바로 인접한 또 하나의 공간이 자리하고 있는데, 방은 항상 닫혀있었고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이는 아무도 없었다. 비서조차도 그 방에는 절대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 방에 대해서만큼은 괴상망측한 생각을 떠올리는 이는 없었다.
훼인스워드 경은 마름모꼴 유리창 앞에 서있었다. 그는 뒷짐을 지고 수도인 런던 도심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는 하급자가 방에 들어왔음에도 돌아보지 않다가 런던 타워의 복합건물을 향하여 팔을 벌렸다.
“내 친애하는 발킨 씨! 내가 지금 떠올린 것은 당신도 잘 알고 있는 아주 오래된 전설인데, 우리의 아름답고 오래된 탑에 사는 유령들 이야기라오.”
“아 예! 친애하는 경하! 앤 볼린이라는 헨리 8세의 여인 가운데 한 명이지요. 그리고 에드워드 4세의 아이들 하고요. 저희 집 유모가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가지고 우리 형제 모두를 무서움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좋아요, 좋아……. 당신에게는 전통을 따르는 유모가 있었군요. 굉장한 행운이에요! 기막히게도 유령이 나오는 장소에다가 정상적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이 연달아 터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곳…….”
“정말입니까?” 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저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는 가식적으로 교양인인 척하는 이야기들만 늘어놓는 그룹 회장을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간부가 조심스레 되물었다.
얼마 전에는 런던 다리들에 관한 이야기를 화제로 삼은 바 있었다. 그 이야기는 결국 피비린내 나는 회사 인수합병의 전주곡이었다.
콘코르디아 회장은 그를 향해 돌아섰다. 회장은 밤을 하얗게 지새운 듯한 아주 피곤한 표정이었다. 그가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표정조차도 발킨에게는 아주 기분 나쁜 징조로 보였다.
“내가 지금 당신에게 들려주려 하는 이야기는 당신의 유모가 당신에게 미처 다 이야기하지 못한 이야기요. 혹시 알고 있나요? 탑들 가운데 유령들이 더 이상 출현하지 않는 탑이 오직 백색 탑[3]뿐이라는 걸?”
“아닙니다. 친애하는 경하! 사제들이 마귀들을 쫓아낸 성 아닌가요?”
귀족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여러 번 시도를 했지요. 때가 중세 시대입니다. 하지만 결코 마귀들을 쫓아낼 수가 없었어요. 오히려 사제들이 소리를 질러대며 도망치기에 바빴지요. 아니, 마침내 환속한 템플 기사가 성스러운 동물을 시켜 귀신들을 쫓아내 버린 것이지요. 또는 인간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하진 않아요. 어쨌든 결말은 좋은 쪽으로 지어졌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이곳에서만큼은 유령이나 귀신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출몰하려 하지 않았지요. 백색 탑은 평화의 항구가 되었어요. 내가 무슨 목적으로 당신께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지를 이해하셨소?”
발킨은 몸을 뒤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경께서 좀 더 정확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희생. 바로 그것이 내가 당신께 말하고자 하는 바요. 친구여! 십자가의 희생이란 오직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오. 당신은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곤두박질칠 것을 미리 예상했어야 했소.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내 고객들이 우리를 신임하는 이유일 것이오. 여보게 친구! 당신은 엄청난 돈을 유용한 거나 다를 바 없소. 나는 이 멋진 빌딩에서 실패라는 유령들이 날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소. 더군다나 세인트 메리 타워에 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진 않단 말이오.”
발킨은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는 주술사인 드뱅이 아닙니다! 점쟁이 또한 아닙니다. 그 어느 누구도 그것을 예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만일 내가 미쓰비시 주식이 요동치고 있다는 동향을 분석한 전갈을 도쿄에 있는 우리의 대리인으로부터 이틀 전에만 메일로 받았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오.”
“제가 그를 신뢰하고 있다고 판단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는 이미 실수를 저질렀던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착오요. 더해 일 년에 두 번씩 일어난 엄청난 실수요. 당신이 여기서 할 역할은 끝났소. 한시바삐 당신의 일들을 추스르길 바라오. 비서가 당신에게 수표 한 장을 건네줄 것이오. 당신의 안락한 삶 이상으로 편안한 여생을 위한 것이오. 대신 당신은 내게 포기 각서를 써야만 하오. 법정에서 모든 것을 다투겠다는 것을 포기한다는 각서 말이오.”
간부는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제 나이 벌써 쉰네 살입니다. 어디 가서 재취업하기도 어려운 나이입니다. 이 런던 시티에서 일하는 모두가 제가 쫓겨났다는 사실을 알면 그걸 소금에 절여 숯불을 피워 연기에다가 훈제하며 즐거워할 겁니다.”
“가스퍼 유령! 당신들의 가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드는 순간 그 어느 누구도 당신께 전화하는 이는 없을 것이오. 유령께서는 이제 직업이나 활동 무대를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소. 좋은 하루 되길 바라오. 나갈 때 반드시 문을 닫아주시오.”
훼인스워드 경은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는 유리창을 통해 창밖의 수도 런던의 건물들 지붕을 다시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문이 아주 조용한 가운데 철커덕하는 소리를 내며 닫히는 소릴 들었다. 그의 하급자는 이미 방을 나가고 없었다. 가스퍼 유령이라, 유모가 참 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구먼. 그는 벌써 10명 째나 후임자를 단칼에 교체하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눈에 확연히 드러나지 않은 채 조금씩 변해가는 런던 상공의 색조를 지켜보았다. 하늘의 색조는 처음엔 완연히 검은색이었다가 점점 푸른 기가 감도는 어두운 색조로 엷어져 갔다. 동이 트려면 얼마 남지 않은 듯이 보였다.
그는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헬리콥터로 런던 카나리 와프 헬기장에서 원자력 연구소를 오가는 강행군에도 전혀 피곤한 줄 모르고 순조롭게 일정을 마쳤다. 그는 부담만 될 뿐이던 하급자를 잘라버린 것에 대해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다. 그는 방금 전 거래 투자 최고 책임자를 단칼에 해치워버렸다.
훼인스워드 경은 커다란 사무실을 가로질러 걸어가서는 자신의 개인 집무실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자신의 사무실에 붙인 이름을 떠올려보았다. 템플룸 세크레툼(비밀의 신전)!
그는 문 한쪽 벽에 붙어있는 유리판에 눈을 갖다 댔다. 동공 인식 확인을 위한 스캔 절차가 마무리되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 창문이 없는 실내는 부드러운 불빛에 환해졌다.
벽면 전체에는 증권 거래현황을 실시간 방송하는 티브이 화면들이 가득 들어차있었다. 중앙에 자리한 회색 탁자 위에는 눈구멍이 깊이 파인 해골 하나가 놓여있었다. 훼인스워드는 해골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손으로 들어 올리더니 잠시 뻥 뚫린 눈 덩이를 바라본 뒤에 관자놀이에 새겨진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암호문을 해독하는 것은 어렸을 적 놀이였다. 하지만 지금 그는 침착하게 해골의 관자놀이에 새겨진 메시지를 음미하고 또 음미할 뿐이었다. 그는 갑자기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슬로안 스퀘어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그의 가족이 기거하는 레녹스 가든 저택에는 템플의 유언장을 수집하여 모아놓은 게 있었다.
그는 정사각형의 검은 상자에 해골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조심조심 상자 뚜껑을 닫았다. 그러고는 먼저 콘코르디아에 다시 가서 마지막 남은 일을 정리하고는 별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리를 만나러 출발하리라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그는 해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해골아! 네가 알고 있는 것 모두를 내게 이야기해 주려무나.”
[1] 타워 생김새가 오이지 같다 해서 영어로 거킨(Gherkin) 타워라고도 불린다.
[2] 마스토동뜨(mastodonte)는 그리스 어로 마스토스(mastos)에 해당하는 용어로 거인이나 거대한 크기의 물체를 가리킴.
[3] 백색 탑(The White Tower)은 노르망디 인이었던 정복왕 기욤(영어로 윌리엄)이 1066년에 착공하여 1078년에 완공한 예루살렘의 성묘 성당을 본떠 지은 성채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