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답장을 바라지 않는 메일 보내기

by Tov

친구야.


자주 보지 못하고,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해도 늘 내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인 친구야. 우리의 추억을 가끔 생각하고 서로 웃을 수 있는 것도 참 괜찮은 일인데, 때로는 내가 사는 '지금'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메일을 보내보려고 해. 카톡이 아니라 메일을 보내기로 한 건 편지의 형식을 가져오려고 하는 거야. 뭐랄까 가벼운 톡 보다 조금 더 마음이 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아! 그리고 답장에 대한 부담도 덜어주고 싶다. 네가 읽어서 '1'이 사라지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어쩌다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해주는 글귀가 있다면 어떨까? 그래서 네가 잠깐동안이나마 생각을 멈출 수 있고 일상의 분주했던 것들을 차분히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했어. 책을 읽다가 어느 문장에서 너를 발견하게 되거나 또는 너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문장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메일에 담아보려고 해.


다시 말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그러니 답장에 대한 부담도 또는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안 했으면 좋겠다. 그냥 마음 편히, 하루 중 잠깐 숨 고를 여유만 있으면 될 것 같다.


그럼 시작한다.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라는 철학자는 <인간론>이라는 글에서 "오늘날 절망적으로 이 세계에 도대체 무엇이 남았는가?라고 묻는 자가 있다면, 누구에게나 '너는 할 수 있으므로 존재한다'는 대답이 주어진다"라고 말했다. - '삶이 메시지다' 중에서..



너는 할 수 있으므로 존재한다. 지금 네가 서 있는 그 자리에 너만이 쉴 수 있는 숨, 너만이 할 수 있는 생각, 너만이 살아낼 수 있는 일상이 있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너는 할 수 있으므로 존재하니까!

다음 메일을 보낼 때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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