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담쓰담 글쓰기 '나이 어린 아이'
나이가 아직 어린 한 아이가 있었는데, 친구들하고 다 함께 이야기 들으러 가는 걸 좋아했다. 그날도 자주 놀러 가던 동산에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운다는 말을 듣고 아침부터 분주했다. 아이의 엄마는 늦은 오후가 되어야 집으로 돌아올 것을 알았기에 정성스레 도시락을 싸주며 말했다.
‘아이야. 이야기 듣다가 배고프면 엄마가 싸준 도시락 열어서 먹으렴. 그리고 나누어 먹으면 더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 보자기를 가방처럼 둘러매고 집을 나선 아이는 친구들하고 동산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이 동산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이제 곧 이야기가 시작될 찰나였다. 아이는 마을 사람들, 친구들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는 게 즐거웠고, 저 멀리서 들리는 하늘 이야기도 좋았다. 한참 동안이나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점심을 훌쩍 지나서 늦은 오후가 되었고 사람들 얼굴에는 슬슬 배고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이는 어깨에 메고 있던 도시락이 생각이 나서 자기 앞에 꺼내 놓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도시락을 가져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시락을 챙길 여유가 없었는지 빈손으로 오게 된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어쩌지, 내가 나누어주기에는 도시락이 없는 사람이 너무나 많네. 으, 근데 배도 많이 고프다.’
도시락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찰나에,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는 한 아저씨의 음성이 들렸다. 가까이서 보니 하늘 이야기를 전하는 분 곁에 앉아있었던 아저씨였다.
“여기 혹시, 먹을 것을 조금 나누어줄 분이 있나요~?”
함께 나누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엄마 말이 문득 떠올라서였을까, 아이는 번쩍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 아저씨에게 도시락을 건넸다.
“아저씨, 여기요. 제 도시락을 나눌게요. 먹을 것이 있는 사람들끼리 조금씩 모으면 다 같이 나누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고맙다. 아이야.”
도시락 안에는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로 만든 떡 다섯 개가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건넨 그 음식들이 기적처럼 여러 광주리에 채워지더니 그 자리에 있던 모두와 함께 나누어 먹고도 남을 만큼 넘치게 되었다. 아이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그 광경을 멀찍이서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보고 있었다. 집으로 가서 엄마에게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