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담쓰담 글쓰기 '하나가 되는 일'
'작은 음악회'
작은 음악회는 유치원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아이들은 이 행사를 위해서 약 한 달 동안 틈틈이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한다. 본 무대에서는 5세, 6세, 7세 원아 반별로 4개의 노래와 그에 맞는 의상, 율동, 악기, 단체 군무까지 선보인다. 이 때문에 연습 과정이 다소 힘들 수밖에 없지만, 음악회를 해내고 나면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더 없는 성취감이 차오르게 된다. 아이들의 어색했던 몸짓은 연습량이 더해지면서 점점 통일된 모습으로 변해가고, 크고 작게 들리던 노랫소리도 점차 하나 된 소리로 들린다.
드디어 연습했던 것들을 선보이는 행사 당일,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선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풍경이 내 눈에 들어온다. 전에 없던 긴장은 아이들이 오롯이 선생님을 의지하도록 만든다. 자기의 다음 동작을 알려줄 사람,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손짓, 발짓이 맞는지 확인해 줄 사람은 오직 담임선생님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선생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선생님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면서 보낼 수 있는 최대한의 메시지를 눈빛과 몸짓으로 보내준다. 비언어적 메시지다.
'선생님, 저 지금 실수한 거 같아요'
'이거 다음에 하는 동작은 선생님 보고 또 따라 할게요!'
'선생님, 저 지금 잘하고 있는 거 맞죠?'
'지금 잘하고 있어! 틀려도 괜찮아, 선생님 보고 다시 할 수 있지?'
'옳지! 다음 동작은 이거야!'
'틀려도 괜찮아, 선생님 보고 다시 할 수 있지?'
그렇게 다소 긴장된 공기가 흐르는 그곳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하나가 비로소 하나가 된다. 서로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연을 하는 아이들과 지휘하는 선생님은 무언가 모를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바라보고 의지하면서 하모니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