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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에도 엄마가 필요할까?

이제 40대로 들어선 여자에게도 꼭 엄마가 필요할까?

난 이제 마흔으로 들어선 쌍둥이 엄마다.

나의 엄마는 4년 전에 돌아가셨다.

가족이 죽으면 나머지 사람들은 힘들어도 3년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하더라.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이해가 안 갔다.

어떻게 3년이란 기점으로 사람 마음이 괜찮아질 수 있을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엄마가 돌아가시고 3년까지는 정말 힘들었는데...

매일 같이 엄마 생각에 줄줄 울고 다녔다.

그런데 진짜 3년이 지나니까 마음이 진정되었다.

상처 난 내 마음에 약이 발라진 것처럼

진짜 괜찮아지더라...


나에겐 친구가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그 친구는 엄마와 친하다.

보통의 딸들이 그러하듯...

시시콜콜 전화해서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그렇게 산다.

근데 그게 그렇게 부럽다.

나와 우리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나의 시어머니에게는 얼마 전 결혼한 딸이 있다.

그녀가 얼마 전 임신을 했다.

임신 초기라 이것저것 궁금한 게 않을 터이다.

그녀 역시 시어머니한테 매일같이 전화해서 이것저것 대화를 한다.

음... 부럽다.

나도 저렇게 대화를 나누던 나만의 엄마가 있었는데.

그 엄마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나를 위로해주던 친구 같은 엄마였는데.


이제는 나에게 그런 엄마가 없다.


내 마음을 토로하고 나의 미래를 같이 고민해주던 엄마는 이제 없다.

40인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은 울고 불평만 할 수는 없다.

엄마가 있는 다른 사람을 마냥 부러워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엄마가 되어주기로 결심을 한다.

내 고민을 내가 들어주고

나의 꿈을 내가 진지하게 생각해주는 것이다.

혼자 하기 어려우면 좋은 책을 찾으면 된다.

좋은 책은 내가 어떤 길로 나가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이다.


나도 엄마에게 전화해서 투정 부리고, 수다 떨고,

함께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싶지만.

이제는 어떡하냐...

그녀는 하늘나라에 계시는걸...

나를 위해 기도하고, 딸이 잘 되길 원하시겠지.

내가 내 마음을 좀 더 들여다 보고 나를 다독여야 한다.


40대로 들어선 나는 아직까지 엄마가 필요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엄마가 되어 볼 생각이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엄마가 되길 원하듯이.

나 스스로에게도 너그럽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그런 내가 되고 싶다.

2021년은 나를 더 알아주고

내 마음을 더 깊게 들여다보는 한 해가 되고 싶다.

그것이 하늘에 있는 엄마도 바라시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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