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발 중국제품, 어이없는 작업 실수
2019년 1월 초에 QM6를 새로 샀습니다. 그 후 엔진오일 교환 같은 일반정비 외에 특별한 정비는 전에 쓴 글처럼 25,000km에 오토미션 교체 판정, 작년 5월 경(주행거리 70,000km 이후) 냉각수 수온센서 교체 외엔 없었습니다. 그러다 또 큼식이(QM6)를 사고 또 다른 특별 정비를 하게 됐습니다. 바로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센서 교체를 했습니다. 원래 현대기아차들은 대부분 7년 이상 최대 10년까지도 쓴다고 하네요, 그러나 제 큼식이를 만든 르노에서는 이유를 모르지만 5~6년이면 TPMS 센서 배터리가 다 되어 교체를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차 계기판에 경고등이 수시로 점등되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큼식이 TPMS 센서 이상을 느낀 것은 작년 10월 중순 이후였습니다. 회사에 타이어 공기압 충전기계가 있어 1달에 한 번꼴로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보통 타이어 공기압을 38~40 psi로 맞춥니다. 어차피 운행을 하면 조금씩 공기가 빠지거나 기온 저하로 인해 공기압이 줄어드니 일부러 적정 공기압인 36 psi보다 조금 더 넣었습니다. 분명히 타이어 4개에 모두 38로 공기압을 맞췄건만 이상하게도 조수석 뒤타이어는 하루만 지나도 공기압이 33, 34로 줄어있었습니다. 타이어에 못이나 나사가 박혀있나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부터 2주에 한 번꼴로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하면 항상 조수석 뒤 타이어가 문제였습니다. 작년 산업안전기사 실기 시험이 끝난 11월 중순 이후가 되니 이젠 조수석 뒤 타이어뿐만 아니라 운전석 앞 타이어에서도 공기압이 조금씩 줄어드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눈을 씻고 타이어에 문제가 있나 살펴봐도 아무런 문제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 문제 관련해서 네이버 QM6 카페를 찾아보니 TPMS 문제일 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저처럼 19년식 차량들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사실 또한 알게 됐습니다. 혹시 몰라 집 근처 타이어 가게에 가서 증상을 얘기하고 타이어에 비누거품을 뿌려 눈으로 찾기 힘든 미세 펑크 난 곳이 있나 찾았지만 아무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타이어 가게 사장님은 일단 공기압을 가득 채울 테니 또 공기압이 떨어지면 그때 와서 타이어 또는 TPMS 둘 중 하나를 교체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두 달 가까이 지켜본 결과 저는 타이어가 아닌 TPMS 배터리 노후로 인한 증상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르노서비스센터에서 TPMS 센서 4개를 교체하면 3~40만 원(센서 4개 14~15만 원 정도, 나머지 타이어 탈착, 휠 밸런스 등의 공임비 포함)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때마침 전국적으로 이 센서의 품귀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제 차를 비롯해 나온 지 5~6년 된 큼식이의 센서 배터리가 모두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아져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침 수리 비용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했던 저는 자연스레 대안을 고민했고 카페에서 알리바바에서 중국에서 만든 TPMS를 구매 후 잘 장착했다는 글을 보게 됐습니다. 이 분이 남긴 글을 보니 품번(407004CB0B)을 잘 입력해서 물건을 구매하면 된다, 센서도 자동인식이 되니 서비스센터 가서 다시 센서인식하는 코딩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장착비도 근처 타이어 가게나 공임나라를 잘 찾아보면 보통 10만 원 내외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해 보기로 했습니다. 카페 글쓴이 말이 어차피 국내에서 파는 르노 정품 센서도 모두 중국에서 만든 거라는 게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월 초 알리발 센서 4개를 주문해 2주 후인 17일 집 근처 타이어 가게에 가서 12만 원의 공임을 주고 TPMS를 장착했습니다. 가게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이 가로되 원래 우리 가게 손님 아니면 안 해주는데 특별히 해준다는 말에 살짝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따로 매니저에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제품만 잘 장착하면 되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어째 이 분들 작업하는 게 조금 못 미더웠습니다. 현기차와 다르다며 작업하면서 조금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프로들인데 괜찮겠지 여겼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20분 정도 주행을 했습니다. 주행을 마쳤지만 당연히 잘 인식되리라 생각한 알리발 TPMS는 인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타이어 센서 초기화 작업을 해봤지만 여전히 센서 인식은 되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계기판에 타이어 공기압 센서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라는 경고등이 점등돼서 센서 초기화 버튼을 눌러 야 했습니다. 그 일만 2주 동안 오십번은 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TPMS 센서 인식은 되지 않았습니다. 르노 서비스센터에 가서 센서 인식 작업을 시도했지만 그곳에서조차 센서 인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할 건 다 해봤다, 이건 센서 자체의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다시 카페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OBD 스캐너와 TPMS 센서 인식 기계를 사서 강제인식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센서가 정상이라는 가정하에 작업할 수 있었고 또한 기계를 사는데 시간과 돈이 들었습니다. 또 기계를 사서 코딩 작업을 해도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며 TPMS 관련 여러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용인의 휠 09라는 업체에서 TPMS 센서를 교체하는 작업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저처럼 알리발 센서를 샀다가 다시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알고 있던 타이어 가게인데 영상을 보고 나니 그곳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차라리 여기에서 이미 장착한 알리발 센서를 떼어내 반품하고 독일산 HUF센서로 장착하자 그리고 이왕 간 김에 타이어도 교체하자 생각했습니다. 마침 12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하고 있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거기에서는 작업장에 들어오면 위험하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는 말에 커피 한 잔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작업을 진행하던 기사님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기사 : 0000 차주시죠?
나 : 네
기사 : 잠깐 저랑 같이 작업실로 가시죠
나 : 왜요?
기사 : TPMS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았습니다
나 : 네??(황당했습니다. 제가 설치한 것도 아니고 돈을 주고 설치했는데 제대로 안 됐다니오???)
직접 작업장에 가서 작업 기사의 말을 들어 보니 조수석 타이어는 센서 배터리 부위가 사라진 채 공기 주입 밸브만 있었고 다른 타이어 3곳은 공기주입 밸브와 센서 부분이 분리된 채 굴러 다니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대로 장착되지 않아 그동안 계기판에 에러 메시지가 떴을까요라는 제 질문에 작업기사는 아마도 그럴 확률이 높다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제 궁금증이 확실하게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카페에서 찾아본 글에서는 글쓴이와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 번 시험했어도 자기가 산 알리발 TPMS는 잘 인식이 됐다고 했는데 같은 판매처에서 산 제 TPMS는 2주 동안이나 왜 인식되지 않을까 의아하게 여겼는데 장착 문제로 인식되지 않을 줄이야... 참 허탈했습니다. 2주나 지났으니 그냥 넘어갈까 생각했습니다. 대신 혹시 모르니 증거사진은 여러 장 찍었습니다. 타이어와 TPMS 센서를 장착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생각하니 이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성향이 남들과 잘 싸우지 않지만 이 문제만큼은 제대로 따져서 장착비를 환불받아야겠다고 생각해 예전 TPMS 장착점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환불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타이어 가게의 사장님은 안 계셨고 매니저만 있었습니다. 매니저는 이건 제품 문제라며 쉽사리 자기네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화가 났지만 미친놈처럼 난리 치는 대신 조용히, 단호하게 요구사항을 말했습니다. 대표자와 통화하고 싶으니 대표 전화번호를 주던가 전화 연결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대표와 통화를 마칠 때까지 가게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매니저는 지금 대표님이 바빠서 연락되지 않으니 잠시 기다려달라더군요. 저 때문에 가게가 피해를 보는 건 원치 않았습니다. 40분 남짓 시간이 지나 여러 증거사진이 매니저를 거쳐 대표에게 들어갔나 봅니다. 밖에서 통화하며 대기실로 들어오는 매니저의 통화 내용이 들렸습니다.
매니저 : 네, 알겠습니다. 저희 잘못은 아닌 거 같은데... 네, 환불 처리 진행하겠습니다.
환불 처리를 마무리하며 매니저에게 좋게 말했습니다.
나 : 매니저님은 그쪽 입장이 있고 저는 제 입장이 있잖아요, 암튼 좋게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매니지 : 아, (아까 한 얘기 또 하려 하자)
나 : (일부러 말을 자르며) 저도 제 입장이 있으니까요,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그렇게 인사하며 최종 환불 처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제 신경을 거슬렸던 타이어 공기압 문제가 드디어 해결되었는 날이었습니다. 참 길고 긴 과정이었습니다. QM6를 타며 별의별 경험을 해봅니다. 하하하하하하(메이드 인 코리아의 정우성처럼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