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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 Nov 15. 2022

내 인생 다시는 없을 풍경

군인이라서 볼 수 있었던 최고의 풍경

이번에 굉장히 긴 훈련을 다녀왔다.


굉장히 힘든 훈련이라고 들어서 지레 겁먹고 참 철저히 준비했던 훈련이었는데 훈련 기간동안 내 철저함에 무한 감사를 느낄 정도로 실제로 힘든 훈련이었다. 매일 같이 추운 환경에서 잠을 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유래없이 힘든 경험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힘들어도 지금의 나는 이 훈련을 굉장히 좋은 추억이라고 느끼고 있는데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써보려한다. 


 물론 새롭고 재미있는 애피소드들이 이 추억을 재미있게 꾸며주고 있지만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추억의 배경이 되어주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대한 것이다. 훈련동안 나는 산 꼭대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 산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어서 가림막없이 확 트여있었고 마음이 뻥 뚤리는 풍경이었다. 내가 처음 갔을 때는 초록이 우거진 푸른 산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두번째로 갔을 때는 단풍이 산을 물들여서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 방문에서 2주정도를 그 산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이때가 하필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시간이어서 낙엽이 지고 산이 앙상해져서 그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변하는 과정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계절의 변화를 단기간에 명확하게 보게 된 것도 처음이었고 그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단풍을 본 것도 처음이어서 상당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듯하다. 

물론 이런 산의 아름다움도 굉장했지만 이것은 내가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충분히 보러갈 수 있는 수준의 풍경이었다. 내가 진정으로 감탄했던 풍경은 바로 밤하늘이었다. 요즘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쏟아지는 별이 첫날밤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나 내가 있던 곳 주변에는 어떠한 불빛도 없어서 완전한 밤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일례로 별똥별을 무려 3개나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명확하게 보이는 북극성과 북두칠성은 정말로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뿐만 아니라 너무나 밝은 월광 덕에 산이나 나무들이 별들 사이에서 검게 물든 그림자로 보여 명암이 역전되어 보이는 장면은 여느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초목들과 아름다운 풍경들이 늘 펼쳐져 있는 그 공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 글을 통해서 그 때의 추억을 저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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