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르겠지

8살 먹은 나의 고양이에게

by 김나은



나는 고양이 한 마리를 팔 년 동안 키웠다.


키우려고 노력은 했다.


이제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 아무도 받아주지는 않지만.


치석이 끼어 병원에 갔더니 “노묘로군요”라고 말한다.


노묘라니!


아직 나랑 할 일이 한참 남았는데.


난 지금까지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이제 와 너를 제대로 사랑하고 싶은데, 떠나면 안 되지.


내 고양이의 입에선 점점 구취가 나고, 털은 먼지처럼 부스러진다.


어릴 때는 고양이라면 무조건 좋아했다.


지나가다 보이면 멈춰서서 뭐라도 해주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제 나는 늙고 지쳤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만 가장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잘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다.


사랑은 끝이 없는 거라 원한다면 다 나눠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건 착각일까?


알고보니 난 사랑이 많지 않은 사람인가보다.


고양이 하나만 사랑해도 기운이 쪽 빠진다.


고양이 하나를 팔 년 동안 알아가는 데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난 지금도 이 애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마침내 그 말을 알아들었을 때, 너는 떠날지도 몰라.


그게 나를 두렵게 한다.


다른 모든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모아 너에게 쏟았는데,


네가 떠나버린다면 나는 뭐가 되지?



우리보다 일찍 떠날 게 자명한 생명에게 온 마음을 쏟는다는 것,


그러고도 돌려받지 못할 거란 것, (생명은 자신의 노화를 살아내기도 바쁘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운명이다.


하지만, 내 고양이가 모르는 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단조롭고 무위한 일상을 최대한 반복해야만 하고.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아직도 가늠하지 못했다는 것.


너는 결국 내 마음에 큰 구멍을 뚫고 가버릴 거라는 것.


술도, 사랑도, 가릴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을 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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