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즐기는 방법
동물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는
과천 서울대공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이 북적일 때도
조금만 벗어나면 조용하다.
숲 냄새가 나고,
바람이 지나가고,
동물들의 소리가 들린다.
큰물새장을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한다.
크고 작은 새들이
날개를 펴고 울음을 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작은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새들은 높이 날아오를 것처럼 보여도
새장에 부딪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제한 고도를 이미 알고 있다.
넓은 날개를 편 두루미가
살짝 날아오르다
금세 조용히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
조금 서글프다.
동물들은
멸종 가능성과 인기에 따라
배분된 보금자리에서 산다.
어느 우리는 덜 좁고,
어느 우리는 더 좁다.
가족과 무리가 거의 사라진 덕에
조금 더 넉넉한 우리를 배정받기도 하지만
그 고마움을 아는 동물은 없다.
동물들은 가끔 소리를 낸다.
그게 그냥 소리인지,
울음인지,
알 길은 없다.
마음이 어려워
동물원에 간다.
멀리 가기 어려워 간다.
동물을 오래 보지는 못한다.
오래 들여다보면,
마음을 두다 보면,
표정이 보여 버린다.
그걸 받아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너무 머물지 않고
사뿐히 걷는다.
그렇게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고 돌아온다.
동물원은,
그렇게 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