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떠난 여행
내게는 몇 번의 인생의 전환점이 있었다. 태어난 날, 미국으로 이민을 오던 날, 대학교를 입학했던 날, 대학을 졸업하고 일주일 만에 A 항공사에 취직을 했던 날, 결혼식 날, 그리고 8년이 지나고 첫 아이를 만난 날.
그 어떤 시간도 허투루 다뤘거나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았던 날은 없었다. 하지만 내 삶에 굳이 한 획을 그어보자면 아이들이 내 삶에 존재하게 된 시간과 그 이전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교회 사모님의 중매 아닌 중매로 남편을 만나고 콩깍지에 씌어 18 개월 연애 하고 남편이 무직(?)이었지만 아무 상관없이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기 전부터 허니문 베이비를 원하던 남편의 바람과는 달리 우리에게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우리 보다 먼저 결혼한 친구들이 하나 둘 아이가 생기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나마 괜찮았다.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도 아이의 소식이 없던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으나 아마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속으로 아파하고 있었고 아련하게 슬퍼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후 7년 여가 지난 어느 날 우리에게 예빈이가 왔다. 나이 많은 늦깎이 엄마 아빠였지만 너무나 행복하고 뿌듯하고 좋았다.